한 나라의 얼굴을 국가브랜드라고 하듯이 경주의 브랜드 슬로건은 ‘Golden City Gyeongju’이다. 시내 곳곳에 있는 홍보용 현판과 시의 공문서, 그리고 시청 직원들의 명함에까지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다. 경주시 브랜드 역사도시 경주의 시격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의 규정은 시 조례로 관리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각 시군은 제각기 지역 브랜드 슬로건을 제정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영문화하여 글로벌 경쟁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저마다 지역이 처한 역사·문화적, 경제적 특수성과 역량에 따라 차별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지역 특성을 과장하거나 영문으로 표기화하여 과연 누구를 위한 슬로건인가 의심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7월에 발표한 국가브랜드 슬로건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표절시비는 물론 국민적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해 국가이미지 제고라는 정책효과를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외부 평가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국가브랜드 슬로건 개발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주시는 2007년 전국민 공모를 통해 영문으로 한정된 ‘Beautiful Gyeongju’를 시 브랜드 슬로건을 확정하고 연말에 시의회 및 지직원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선포식까지 가졌다. 이렇게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라인의 후예로서 자긍심과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새 천년의 문을 힘차게 열어 신라의 옛 영광을 재현하고 세계속의 경주·아름다운 경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라고 하였다. 이로부터 약 10년 만인 2016년 6월 경주시는 시의회의 승인을 거쳐 조례 제1116호로 경주시 상징물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는 시기(市旗), 심벌마크, 브랜드 슬로건, 캐릭터, 시의 나무, 시의 꽃, 시의 새, 시의 별, 시의 물고기, 시민의 노래 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경주시는 브랜드 슬로건(‘Golden City Gyeongju’와 ‘Golden City Beautiful Gyeongju’) 등에 대해 상표권 등록까지 마쳤다. 이는 종전의 ‘Beautiful Gyeongju’를 감안한 두 개의 선정이었지만 지금은 ‘Golden City Gyeongju’만 쓰고 있는 셈이다. ‘황금도시 경주’라는 의미는 아마도 신라시대 찬란했던 금관과 황금장신구 등의 이미지에 유구한 역사성을 더하자는 것이라 생각된다. 경주의 이미지에 부합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조금은 낯이 간지러움을 느낀다. 시내 어디를 가더라도 황금문화를 계승한 기념품 가게나 장신구점을 볼 수 없을 뿐더러 박물관에 가지 않는 한 그러한 흔적이라도 쉽게 보기 어려워 안타까움을 더한다. 역사성에 무게를 둔다면 마땅히 발굴지 주변이나 주요 관광지 정도에는 대표적인 유물의 재현품이나 상징물이라도 세웠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10년 만에 다시 바꾸는 그런 혼란은 없었으면 한다. 아울러 경주시의 상징으로 선정한 브랜드 슬로건(Golden City Gyeongju)을 비롯하여 캐릭터(관이와 금이), 시성(계양성), 시화(개나리), 시목(소나무), 시조(까치), 시어(참가자미), 경주상징 8색(빨강, 다홍, 노랑, 녹색, 파랑, 자주, 검정, 금색)에 대한 선정의 뜻과 가치에 대해 시민 홍보에 좀 더 노력하였으면 한다. 경주의 농산물 공동 브랜드(이사금, 청품)와 축산물 공동 브랜드(천년한우), 수산물 공동 브랜드(해파랑), 향토음식(별채반)에 더하여 10대 장수식품(천년만년), 로컬푸드(마실맛), ‘힐링시티 경주’, ‘경주 동궁원’도 널리 알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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