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 보내진 해외입양아(김성철, 황성희, 백철)들이 지난달 23일 부모를 찾고,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어 경주를 찾았다. 이들은 각각 경주, 경산, 대구 등지에서 발견돼 해외로 입양됐다. 발견된 장소가 정확하지 않아 지역을 다니며 자신들의 뿌리를 찾기에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기자는 지난달 23일 ‘해외로 입양을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킴 헤그런드씨는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살고 있다.
발견시점은 1971년 초 경주의 한 파출소에서다(경주에 있는 파출소라는 사실만 기억하고 어느 파출소에서 발견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후 위탁가정으로 옮겨졌고 1971년 9월 스웨덴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그에게는 비슷한 시기에 입양된 두 명의 형제도 있다. 그의 양부모는 그들에게 부모로서 그 이상의 것들을 해줬고, 그들의 유년시절을 매우 편안하고 안전하게 보호해줬다.
양부모 밑에서 형제들과 함께 자란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뿌리에 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뿌리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다. 나를 해외로 입양 보낸 것에 원망은 없다. 다만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너무나 알고 싶다. 나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며 그들의 건강과 현재의 삶이 궁금하다” “진심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들 중 누구라도 연락이 닿기를 바란다. 이 생각은 지난 몇 년간 떠올린 생각이며 대한사회복지회의 ‘웰컴 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선택한 이유이다. 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참가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그는 스웨덴 공군 중위로 참모장교 및 큐레이터로서 일하며, 청소년들을 위한 군사 활동을 하고 있다.
황성희 씨는 1970년 12월 26일 경북 경산군에 있는 시장(시장의 이름은 알 수 없음)에서 발견돼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서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그녀는 현재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스웨덴에서는 교육과 관련된 마케팅일을 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스웨덴에서 자신의 부모와 형제관계 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자녀, 즉 먼 친척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입양된 사람과 DNA 테스트를 해본 결과, 그와 저의 부모는 사촌지간 이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먼 스웨덴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처럼 나의 부모 역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스웨덴에서 자라는 동안 부모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나 역시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부모가 자식을 입양 보낸 마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나? 함께 하는 방법은 없었나’ 같은 것을 물어보고 싶다”
그녀는 경산의 시장들을 다니며 자신을 발견한 사람을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나를 발견한 사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정확히 발견된 곳이나 당시의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없어 부모를 찾기가 힘들다. 나를 처음 발견했던 사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부모를 찾는 것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백 철 씨는 1968년 3월 28일 생으로 추정되며, 1971년 5월 19일 대구 내당동에 있는 주차장근처의 거리에서 발견되어 대구 아동 일시보호센터로 보호의뢰 됐다. 이후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성인이 되고난 후 그는 대구를 직접 방문했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후 계속해서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의 뿌리를 발견하고 싶게 만든 계기는 그의 아들 때문이라고 한다.
“아들을 키우면서 나의 뿌리, 부모, 근본에 대해서 중요하게 느끼게 됐고 나의 가족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친부모를 꼭 만나고 싶다” 그는 현재 기계를 디자인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하며 스웨덴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친부모를 찾고싶다는 마음만 있을 뿐이며 부모에 대한 원망은 없다고 했다. 어떤 형태로 지내고 있던 친부모를 찾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있다면 대한사회복지회 (02-567-8891)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