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주특강이 지난달 28일 오후 7시 동국대 백주년기념관에서 4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특강에는 불국사 성타 큰스님, 김윤근 경주문화원장, 김은호 경주상의회장, 이상필 경주향교전교 등을 비롯해 시도의원들과 일부 공무원들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이날 특강은 경주경실련, 동국대 지역정책연구소, 경주청년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경북정책연구원이 주관했다.
특강의 주제는 ‘살맛나는 도시 만들기’이며, ‘지방분권시대, 도시경쟁력 TOP 5 경주만들기’를 부제로 달았다.
박원순 시장은 서두 연설에서 요즘을 “북핵 위기와 더불어 갈등이 첨예화된 엄중한 때”로 규정하고, 사람 중심의 정치, 8000만 경제공동체로서 남북한의 통일지향, 노동시간의 획기적 단축을 통한 고도성장 및 지식산업사회, 원전 축소와 신재생에너지의 육성, 정부와 기업과 시민사회 간의 획기적 의식 전환,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정체성 확립과 이에 따른 시민피해의 국가 보상 등 국가적 전략과 방안들을 피력했다.
이어진 패널들과의 토크쇼에서는 예상됐던 대로 그간 서울시정 경험을 토대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주력했다.
그동안 박 시장이 보여준 서민 중심의 따뜻한 행정, 시민들과 격의 없는 소통 등 지방자치의 모범사례와 자신의 혁신행정을 자신 있게 설명했다.
또 경남 창녕 출신의 박 시장은 검사와 변호사, 시민운동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느낀 개인 삶에 대한 소회도 간간이 덧붙이며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토크쇼의 사회는 경북정책연구원 임배근 원장(동국대 교수·경제학)이 맡았으며 4명의 토론자들은 각 분야 시민대표로 참석했다.
한동훈 경주경실련 정책위원장은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제력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방 소도시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박 시장은 “현대가 소프트웨어와 더불어 휴먼웨어화 되어가고 있다”며 영국의 윤리적 경영을 예로 들었다.
신경진 참교육학부모회 경주지회장은 경주의 현안중의 하나인 고교평준화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박 시장은 “입시교육의 폐해로 인해 연간 500명 가량의 청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결코 정상이 아니다”며, 입시위주교육과 고교서열화의 전면 폐지, 칭찬과 특성화 교육의 지향, 직업의 획기적인 평등을 강조했다.
권용환 한국농업경영인 경주시연합회장은 쌀값의 큰 폭 하락과 유통구조의 난맥상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선진국은 농민이 부자인 나라”라고 역설하고, 한미FTA가 국내 농업을 희생하는 결과였음을 비판했다. 또 먹거리주권을 확립해야하며 경주와 서울간 유기농산물의 생산유통협약을 방안으로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정다은 주부(경주환경운동연합)는 유아기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아이를 서너 살까지 키우고 다시 취직을 하고 싶지만 보통 어린이집이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라 일반 직장에 취직하는 게 쉽지 않다며 서울시의 육아지원 소개와 방안을 질문했다.
박 시장은 “후진국이 각자도생이라면 현대는 육아부터 노인복지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책임이 커져야 한다”며, 서울시가 연간 1000억원을 투입해 공공 유치원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해 경주시민들의 대단한 부러움을 샀다.
한편 박 시장은 초청특강에 앞서 경주시청을 방문해 최양식 경주시장과 환담을 했으며 29일에는 포항으로 옮겨 특강정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