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의 문학적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동리목월문학관의 위탁기관 기간이 만료돼 지난달 25일 경주시에서 실시한 위탁심사 결과, (사)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지부장 김형섭)가 새로운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 신임 관장에는 정민호 선생이 선임됐다.
지난 2006년 3월 건립 때부터 계속 위탁 운영을 해왔던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지난해 경주시의회 예산 삭감 등 운영에 난항을 겪어왔던 차제였으며, 문학관 설립 이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는 여론이 비등한 시점이었다.
경주시민과 문인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새 운영단체를 맞이한 것이다. 위탁기간은 2019년 12월 31일까지로 2년 5개월간이며 동리목월문학관 및 목월생가 운영 및 관리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위탁운영비는 1억5400만원이다.
동리목월문학관은 새로운 위탁기관이 선정되면서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문학관 건립의 본래 취지와 정체성, 한국 문단의 거봉인 동리목월 두 문인의 문학 정신에 충실해야 할 때다. 지난 1일부터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가 동리목월문학관 위탁 운영을 맡음에 따라 정민호 선생이 신임 관장으로 선임됐다.
정민호 신임 관장은 지금까지 근무한 직원들을 유임시키면서 함께 나갈 것을 천명하고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의 사업 또한 변함없이 추진하도록 상호 협의하고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운영도 지속하기로 하는 등 화합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문인협회 경주지부는 정 신임 관장의 풍부한 경륜과 지도력으로 동리목월문학관을 잘 유지하면서 지역 문인들의 갈등과 반목이 없고, 화합으로 추진하기 위해 물심양면 노력할 것과 대내외적 어려운 난제들을 잘 풀어갈 적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한국문인협회 김형섭 경주지부장은 신임 정민호 관장의 추천 경위에 대해 “경주시 위탁 공모에 신청할 때 문인협회 이사회(현직 지부장 1명, 부지부장 3명, 전직 지부장 6명 등 10명)에서는 미리 예상되는 신임관장에 대해, 이사회를 열어 정민호 선생을 추대하기로 결의했다. 위탁이 결정된 이후에도 다시 이사회에서 정민호 선생을 신임관장으로 추인해 확정지었다”며 문협 이사회가 두 번의 과정을 거쳐 신임관장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박차양 경주시 문화관광실장은 “지난 1일자로 인수인계 한 협의 내용으로는 문학관의 직원들을 승계하고 2000년 설립당시 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 많은 역할을 했으므로 기념사업회도 그대로 존속하도록 했다.
동리목월 생가 운영 등은 운영비가 지출되므로 새 위탁기관인 문협에서 관리를 한다”면서 “이로써 지역 문인들 간 갈등도 해소하고 동리목월 문학 사업과 공동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받았다. 앞으로는 그동안 다소 실추됐던 문학관 신뢰와 행정 불신을 회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다음 공모 때 더 좋은 비전으로 기념사업회가 다시 공모에 응한다면 건전한 경쟁과 균형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국·도·시비가 투입돼 문학관이 설립된 만큼 두 문인의 유품들은 경주시로 기증돼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고 바람이다”면서 “앞으로 무엇보다 두 단체 간 화합이 중요하다. 동리목월문학상, 한터문학심포지엄, 목월문학제 등도 기념사업회와 문협이 힘을 합쳐서 진행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리목월문학관장을 맡으면서 그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정민호 신임관장은 1939년생으로 박목월선생을 동경해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6년 박목월, 조지훈, 송욱선생의 추천으로 ‘思想界’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꿈의 경작’ 외 16권, 시조집 ‘그리운 날의 연가’ 외 다수, 시선집 ‘깨어서 자는 잠’ 외 다수가 있다. 경주시문화상, 경상북도문화상, 한국문학상, PEN문학상, 한국예총예술대상, 창릉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경주문인협회장, 경주예총회장, 경북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