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에 시민운동이 사라진지 어언 10년 세월이 흐른 것 같다. 국책사업인 고속철 사수, 경마장 유치, 태권도공원 유치, 방폐장 유치운동은 전 시민들이 똘똘뭉쳐 대정부투쟁을 해왔으며 핵대책시민연대, 희망시민연대 등은 젊은 층들이 주도 해왔었다.
필자가 수년 전 “30·40대 뭣하시는가?”라는 기고를 통해 젊은 층들의 시민운동을 촉구한 바가 있지만 유야무야 지역현안에 대한 인식부족인지, 어려운 경제여건 때문인지 시민운동은 제자리걸음 아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에다 지역민들의 뼛속 깊이 자리매김해온 그릇된 정서도 한 몫을 한다고 여겨진다. 지역현안이나 이슈가 발생하면 첫째, 그것이 우리 지역과 지역민에게 이로운 것인가? 둘째,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첫 마디가 “그거 누가 하는 건데?”라고 현안의 본질을 희석시켜버리는 지역정서가 가장 큰 우리의 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나름대로의 시민운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주창한 것이 ‘시민운동은 도덕적이고 순수해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하지만 이 논리도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민주주의가 완벽 할 수 없듯이 시민운동도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자기이권으로 참여를 하는 사람이든, 같이 톱니바퀴처럼 어우러져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결론을 내린바 있다
작년 9.12지진으로 인해 지역경제는 피폐해져가고 지역인구는 날로 줄어가는 안타까움은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지역적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 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연설 중 우리 지역관련 공약이 “경주를 첨단 신재생에너지 융복합타운으로 육성하고, 벤처기업과 원자력 연구기관을 유치하겠습니다”라고 발표 했었다. (2017년 5월 5일(금) 15시 30분 포항중앙통 유세 중 경주관련 공약 발표 내용).
신재생에너지 정책이란? 국내 에너지 및 전력 대부분은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이다. 과다사용으로 심각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고 또 고갈되어 가고 있다. 최근 대안으로 자연의 힘에서 재생 가능한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및 가스화 청정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적극적 개발 이용이 전 세계적 추세이다. 또한 신정부 정책의 핵심 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타운 경주유치위원회가 결성되어 6월28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대정부촉구대회를 시작으로 범시민 2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행정과 의회, 지역단체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지역정서에 맞물려 지역민의 관심이 저조한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물론, 유치위원회 집행부의 여러 가지 한계성도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나’ ‘너’가 아닌 ‘우리’라는 정서의 변화와 지역발전을 최우선적 소명으로 담아내는 현실적 접근과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로 연세가 드신 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우리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자식들과 후손들이 잘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말씀에 필자와 같은 젊은 사람은 찾아 볼 수 없는 서글픈 현실이 참으로 부끄럽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가 변하고 정부정책이 변하고 있다. 사람을 보지 말고 지역을 보자.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보자. 준다는 것도 못 받아먹는 바보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