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주를 찾아오는 여름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 월지의 서쪽과 남쪽의 연꽃단지와 동부사적지 발천 주변 연지에 피어있는 연꽃이다. 특히 무더위가 계속되는 밤에 월지의 야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인근의 연지에 만개한 연꽃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곳 외에도 사적지 주변에 야생화 단지를 조성해 꽃과 문화유적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시켜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연못 등지에 심는 조경식물로서 식용 및 약재로 많이 심고 있는 다년생 수생식물이다. 뿌리는 물속의 진흙에서 옆으로 길게 뻗으며, 원기둥꼴이고 마디가 많고 가을철에 뿌리 부분이 굵어진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나와 1~1.5m 정도의 길이로 물 위에 솟고 커다란 원형이며 백록색이고 엽맥이 사방으로 퍼진다. 잎의 가운데는 접시처럼 움푹 패여 물이 고이기도 하며 물에 젖지 않고 잎자루에는 짧은 가시가 있다. 꽃은 7~8월에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피며, 꽃대는 잎보다 더 높게 올라와서 꽃이 핀다. 10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으며, 열매는 타원형이고 먹을 수 있다. 연꽃은 인도가 원산으로 한국·중국·인도 등 온대나 열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원래 이름은 연(蓮)이며, 하(荷)·연화(蓮花)·연자(蓮子)·연실(蓮實)·연밥 등으로 부른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물속에서 피어나지만 항상 깨끗한 마음을 간직하는 꽃이므로 속세의 나쁜 환경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에 비유되어 불교에서는 극락세계·극락정토를 의미하고 있으며, 불교의 상징화로 여기고 있다. 극락세계를 달리 부를 때 ‘연방(蓮邦)’이라고 한다든지,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蓮胎)’라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부처님이 앉아 있는 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민간에서는 연밥의 씨주머니 속에 많은 씨앗이 들어 있기 때문에 연꽃을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보았으며, 부인들의 옷에 연꽃의 문양을 새겨 넣는 것도 자손을 많이 낳아 번성을 기원하는 뜻이 있다고 한다. 사람의 이름에도 연(蓮)자를 많이 쓰는데, 남자는 불제자임을 가리키고 여자는 청정무구 또는 순결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연꽃은 군자의 꽃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다. 또한 연꽃은 환생이나 재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심청전」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졌으나 용왕에 의해 옥정연화(玉井蓮花)의 꽃봉오리 속에 옮겨져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난다는 이야기 속의 연꽃은 환생을 상징한다. 꽃상여에 장식하는 연꽃은 재생과 부활을 상징하며, 저승으로 갈 때는 연꽃 배를 타고 간다고 하는데 가는 이의 영생과 불멸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윤선도가 보길도에 은거할 때 정원 이름을 부용동(芙蓉洞, 부용은 곧 ‘연꽃’이다.)이라 한 것이나 거처를 ‘익청헌(益淸軒)’이라 명명한 것도 연꽃을 사랑해서다. 같은 연꽃이라 해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사찰 기와의 연꽃이 청정·미묘·화생의 상징인 데 반해, 궁궐 기와의 연꽃은 고고한 군자의 상징이라 한다. 연은 식용·약용·관상용으로 쓰이는데 특히 잎과 뿌리, 씨앗은 한방과 민간요법에서 약으로 이용되었다.「본초강목」에서는 연은 심신의 기력을 돕고 모든 병을 물리치며 이를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음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연과 같은 수련과의 수련을 같은 연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둘은 서로 다른 종이다. 수련의 잎은 연처럼 물위로 길게 자라지 않고 수면에 떠있는 형태로 자라며 꽃도 5∼13cm로 수면에 떠서 피며 연꽃보다 작은 편이다. 수련은 꽃이 낮에만 피고 밤에는 꽃잎이 닫히는 특징이 있다. 경주 동남산에 있는 서출지의 연꽃 무리는 이요당 주변의 경관과 함께 정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다. 또한 손곡동 종오정 연당의 연꽃도 자랑할 만하다. 앞으로 경주의 관광은 역사문화유적과 함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연출해내는 자연미와 생동감 넘치는 생태관광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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