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유자왈 신근어의면 언가복야라. 공근어예면 원치욕야라. 인불실기친이면 역가종야라
<주석>
信.: 約信이다.
義 : 合理이다.
言可復也 : 남과 더불어 약속을 하고 반드시 실천함이다. 復은 실천함이다.
恭 : 공경이다.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 親은 가히 친할만한 사람을 가리킨다.
공안국(孔安國)이 말하기를 因은 친함이라고 하였다.
친근히 해야 할 사람에게 그 친근함을 잃지 않는다면 또한 가히 존경할 만하다는 말이다.
주희(朱熹)는 말하였다. 因은 依와 같다. 宗은 主와 같다.
<해석>
유자가 말하였다. 남과 더불어 약속을 함에 반드시 먼저 합리함을 구하면 약속한 말은 가히 실천할 수가 있다, 남을 공경함에 반드시 먼저 예절에 가까움을 구하면 치욕을 멀리할 수가 있다. 친근히 해야 할 사람에게 네가 마땅히 친근함을 잃지 않으면 존경할만 할 것이다.
<묵상>
남과 더불어 세상 살아가는데 많은 덕목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 아닌가 한다. 여기서의 믿음이란 남이 나를 믿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 믿음은 어떻게 쌓이는가? 약속한 것을 지키는 데에서 비롯되고 더 커져 쌓이게 된다. 그런데 살다보면 약속을 잘 못 지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약속을 신중히 해야 한다. 반드시 지킬 수 있느냐를 따지어 가능할 때에만 약속하여야 한다. 이것이 합리함을 구하는 것이다. 이 합리함이 있으면 그 약속한 말은 가히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남을 공경함에도 예절에 맞아야 한다. 지나치게 공경함은 비굴에 가깝고 나아가 아첨이 되기 쉽다. 오히려 상대를 욕보이게 된다. 반대로 조금 소홀히 하면 교만에 이른다. 정도에 맞게 공경하여야 예에 맞는다.
끝으로 친근히 해야 할 사람에게 친근히 함을 잃지 않는다는 말은 좀 어려운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실은 흔히 우리 사귐에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하다. 너무 친하여 예의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너무 친한 나머지 친압(親狎)의 지경에 이르면 파탄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다. 친한 사이라도 그 친함을 잃지 않으려면 적당한 예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한다면 피차가 친하면서도 서로 존경할 만한 사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