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작품을 관람하다보면 미술관이 어느 순간 계림(鷄林, 사적 제19호), 숲으로 변하는듯한 착각이 드는 대전시가 경주시민을 기다린다. 신라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서려있는 계림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사랑 받았던, 사생(寫生)을 위한 전경이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예술가들이 계림을 테마로 예술품들을 창작해 내고 있다. 이러한 계림 풍경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계림’을 보다 예술적으로 접근해보는 대전시를 (재)경주문화재단이 준비한다.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해 계림을 예술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특별전 ‘계림, 신화의 숲’을 마련하는 것으로, 오는 28일~9월 1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해(대전시실, 4층)에서 황술조, 이응노, 손일봉 선생 등의 작품 72점이 전시되는 것. 기계적으로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며 숲 속을 거닐며 산책하는 듯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어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는 전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이번 전시 개관식은 28일(수) 오전11시 대전시실에서 음악이 있는 전시회와 함께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은 김알지 탄생설화를 그린 조선시대 문인화가인 조속(趙涑, 1595~1668)의 금궤도와 함께 근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60여 점 전시된다. 경주출신 예술가 토수 황술조(1904∼1939), 손일봉(1906∼1985)뿐 아니라 고암 이응노(1904~1989), 우신출(1911~1992) 등 국내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더욱 품격을 높인다. 인간의 삶도 탄생에서 죽음으로 귀결되듯, 동일한 의미로 숲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변화를 겪으며 세월의 흐름과 흔적을 남긴다. 나무의 나이테와 아문 상처를 보면 찬란했던 시절, 고단했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숲 이미지를 작품화 한다는 것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지만 다채롭게 변화하는 숲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작업이 되었을 것이다. 계림은 반월성에서 첨성대로 내려가는 중간에 위치한 숲으로 신라왕성인 김씨의 시조 김알지의 탄생과 관련된 곳이다. 현재도 왕버들,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의 고목이 울창한 숲으로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편이다. 경주시민들에게는 추억을 안겨주고 계림을 찾아 온 많은 이들에게 휴식을 주는 공간이다. 항상 함께하고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간과하고 지냈지만, 이번 ‘계림, 신화의 숲’ 전시로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계림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전시와 연계한 행사 및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전시설명프로그램은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각각 상시로 열린다. 또,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날에는 시간을 달리하면서 ‘음악이 있는 전시회’와 ‘큐레이터 토크’를 가지며 김태곤(대백갤러리 큐레이터)의 ‘예술로 본 계림’과 초등학생 1-3학년과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미술관 ‘내가 만들고 가꾸는 계림’을 운영한다. 이교일(숲해설가)의 ‘숲해설가와 떠나는 계림’을 계림숲 현장에서 진행하는가하면, 안주애(조향사, 에밀레 대표)의 ‘숲 향기 솔솔’ 등의 강의도 진행된다.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아래와 같다(총45명으로 순서는 출생 연도순임). 조속, 최화수, 김남배, 이응노, 황술조, 손일봉, 배명학, 우신출, 장리석, 최기석, 김창억, 임직순, 김우조, 서창환, 이경희, 최현태, 김봉진, 박기태, 조희수, 김종휘, 이원달, 조규석, 이천우, 최영조, 배국환, 이재건, 박대성, 이태희, 박윤규, 박용, 강민수, 김광배, 민병도, 장이규, 조홍근, 최용대, 김창태, 권용섭, 신홍직, 김성호, 한영수, 안남숙, 차규선, 안정환, 김영태. -전시 문의는 054)748-7726, 1588-4925 (단체관람시 사전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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