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대 총장 사퇴와 함께 교내에 각종 유언비어가 퍼지자 학생들이 대책 요구에 나섰다. 경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경주대 대강당에서 구본기 총장 대행,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를 상대로 최근 불거진 유언비어에 대한 해명과 향후 학교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학생 100여 명과 학교 관계자 10여 명 등이 참석해 질의와 해명의 시간이 주어졌다. 학생들은 이순자 전 총장의 사퇴, 90억 채무, 서라벌대학과의 통합 및 학교 폐교설 등을 비롯해 장학금 문제, 교직원 채용, 학생 수 감소, 전 총장 해외 출장, 만학도 모집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교직원의 답변을 요구했다.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 경주대는 올해 학생 수는 2000여 명 정도로 2008년 7000명과 비교해 5000여 명 가까운 학생이 줄어들었다. 학생들은 학생 수가 줄어든 원인과 향후 대책에 대해 질문했지만 대학 측은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대학 관계자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신입생 충원이 어려웠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5만점에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 이날 공개 토론장에서는 불명확한 장학금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A 학생은 “지난 학기 평점 4.5를 받았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은 장학금을 받지 못했지만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외국에 나가는 학생은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를 나오지 않는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주는 곳이 경주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지금까지 장학금 규정과 제도에 대해 제대로 알려준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학생을 기만하는 것으로 장학금 제도의 공개와 대학 측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장학금 지급과 사과도 하겠다”면서 “2학기부터는 재학생과 성적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이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대는 공개 토론 과정에서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신상 정보를 공개해 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B 학생이 장학금 관련 질문을 쏟아내자 대학 관계자는 B 학생의 장학금 내역을 공개한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의 장학금 관련 문의가 거세지자 ‘B 학생은 4년 동안 44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아 갔네요’라며 장학금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자 B 학생은 “장학금은 과 1등을 유지해 왔으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국가 장학금, 근로장학금 등을 받은 것이다”며 “개인의 신상 정보를 공개된 장소에서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총학생 대표는 “어떤 경우로 발언자의 장학금 내용을 갖고 있으며 학생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교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시험 못 치를까 전전긍긍하는 간호학과 학생들 간호학과는 경주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학과 중 하나다. 하지만 이곳 학생들은 간호사 시험을 못 치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해 인증 평가에서 재인증을 받지 못하면 간호사 국가고시에 응시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호학과 C 학생은 “올해 인증 재평가를 받는데 이 상태로는 재인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그렇게 되면 간호학과 학생들은 어떻게 되고,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간호학과에 자격이 없는 교수가 임용됐으며 학기 후 기존 박사학위 교수들이 사직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인증은 가능한 것이며 인증을 받으려면 지원이 필요한데 지원은 가능한 상황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 알고 있지만 보직을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야 한다”면서 “팀을 구성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전 총장 해외 출장비도 거론 경주대 전 총장은 국제화를 명분으로 매년 해외 출장을 다니며 학교 경비를 사용해왔다. 학생들은 장학금은 나오지 않고 학교는 어려워지는데 총장의 출장비는 줄어들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매년 해외로 다니며 출장비를 사용하고 지난해에는 출장비로 1억 원 이상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총장의 출장비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지적하지 않은 경영진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무능한 경영진 물러나야 이날 회의에는 경주대에서 해직됐다가 복직한 교수들이 참석해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다. 복직 교수는 “경주대 문제는 8년간의 대학 경영의 문제다”면서 “경주대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 문제를 신입생 충원으로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어느 대학에서도 신입생 충원으로만 문제를 해결한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이끌어 온 경영진은 바뀌지 않고 자리만 이동해 왔으며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경영진은 모두 사퇴하고 새로운 교수들이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학교를 살려야 한다. 무능력한 학교 운영자들은 물러나라”고 항의했다. 한편, 경주대학교는 새로운 총장 후보에 2명이 지원해 투표를 거쳐 최종 1인이 후보로 선정된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총장 후보가 선정됐지만 최종 결정은 재단에서 임명하게 된다”면서 “아직 총장이 임명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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