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원으로 즐길 수 있는 자판기는 가라. 커피나 캔 음료 자판기도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자판기도 있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에 위치한 ‘사과자판기’는 청송사과와 안동사과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수험생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의 한 공무원 학원에 설치된 자판기는 볼펜, 텀블러, 초콜릿, 수첩, 포스트잇 등 수험생을 위한 물품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피자 만들어주는 자판기, 마음약방 자판기, 신문자판기, 책, 마스크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이색자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판기가 수용하는 범위가 음식에 국한되지 않고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넓어지고 있다. 자판기의 특징은 손쉽게 눈치 보지 않고 기다림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서서히 우리생활 속에 파고든 이색 자판기는 무엇이 있을까? 고민상담 자판기로 위로와 재미를 제공하고 건강식 섭취에 도움이 되는 샐러드 자판기,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등 자판기는 무한변신을 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나 홀로 소비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물론 직접보고 고르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최근 대유행하고 있는 꽃 자판기를 들어보았는가? 화훼업계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꽃다발 자판기’는 연인들에게 인기다. 이 꽃다발은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3년간 시들지 않아 자판기 구매가 가능한 것이다. 맘만 먹으면 달려가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플라워 꽃 자판기. 여러 가지의 꽃다발이 귀금속이 진열되듯 다양하게 전시돼있어 눈으로 확인하고 손쉽게 살 수 있으며 가격대도 1만2000원부터 4만9000원에 이르기까지 용도에 따라 선택이 다양하다. 시드는 생화와 달리 드라이플라워(급속 건조기에 처리한 꽃)와 프리저브드 플라워(약품처리 한 보존화)로 생화의 모습처럼 오랜 기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빛과 광택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하다. 구입방법도 간단하다. 원하는 꽃을 선택한 뒤 해당상품의 번호를 확인한 후 번호를 누르고 카드나 현금 등으로 결재하면 선택한 상품 번호 문의 잠금장치가 해제돼 문을 열어 꺼내면 된다. 기존 자판기처럼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손상도 없다. 꽃 자판기는 하루에 한 번씩 상품을 채우는 식으로 관리가 되며 전국 번화가, 영화관, 터미널 등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경주는 문화관광의 도시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설치된다면 잊고 지낸 시간도 되찾고 축하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들도 기분이 두 배가 될 것이다. 과거엔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자판기로 진화하고 팔리는 오늘날, 앞으로 등장할 자판기는 어떤 것이며 경주문화에 어울리는 자판기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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