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아시아의 미래 비전 공유’라는 주제로 제주특별자치도·국제평화재단·동아시아재단·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한 제주포럼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JEJU)에서 열렸다.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다자협력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001년 출범한 제주포럼은 올해 81개국에서 5500여 명이 참석했다.
2017 제주포럼은 외교안보와 경제경영, 환경·기후변화, 여성·교육·문화, 글로벌 제주 등 5개 분야 75개 세션이 운영됐다. 여러 세션 중 인구와 관광객의 급속한 증가로 도시팽창과 인프라 부족으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현재 제주도의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제도 다루어졌다.
제주도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인구가 연평균 2.4%, 관광객은 11.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은 연평균 14.0%로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1인당 도로연장은 0.5m 감소해 교통 혼잡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지정하고 있는 제주도는 관광객 증가에 의한 교통 혼잡과 환경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대안 중 하나로 제주포럼에서 ‘지속가능한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친환경광역교통인프라 구축방안’이라는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과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제주도 광역교통망에 자기부상, 모노레일, 트램 등과 같은 신교통수단 도입방법과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도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같이 관광객 증가가 환경에 미치는 효과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관광지로 변화된 지역사회는 관광객에게 휴식 및 놀이공간이지만 지역주민에게는 생산 및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서 출발한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소음, 교통 혼잡 및 쓰레기 증가 등과 같이 주민생활에 불편을 가져오는 공해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친절한 반응을 보이기 어렵게 된다.
결국 늘어나는 관광객에 의한 교통 혼잡이나 환경파괴는 주민생활의 불편뿐만 아니라 불친절한 주민반응에 의해 관광의 질(quality of tourism)이 악화돼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관광의 질을 유지하고 보다 더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광수용력(tourism carrying capacity) 확대가 과제이다.
유산관광의 중심지인 경주가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와 도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연유산을 기반으로 관광객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제주도에서 제기되고 있는 교통 혼잡 문제 해결방법을 눈여겨 볼 일이다. 제주도는 광역교통망구축 수단으로 친환경 신교통수단 도입을 교통 혼잡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경주는 고속철도 개통과 더불어 동해남부선 및 중앙선 복선화, 동해중부선 개설, 상주와 영천간고속도로 개통 등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로부터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와 달리 경주는 광역교통망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도시내부 교통망 개선을 위한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신경주역으로 통합되어 이전될 경우 현재보다 도심으로 접근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현재 경주역이 이전될 경우 도심 접근성 불편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도심지역의 공동화현상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어 광역교통망과 연계성을 높이는 도심 내부교통망 개선을 고민해야한다.
따라서 내부교통망 개선 방안으로 교통 혼잡과 접근성 향상을 위해 현재 도심을 통과하는 철도 부지를 활용해 현곡역에서부터 보문관광단지를 연결하는 신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것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현재 연휴나 주말에 발생하고 있는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거점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해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전거를 사적지 탐방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때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