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뭄이 심각하다. 모내기와 영농철에 접어든 농가들의 가뭄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지속적인 가뭄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폭염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뭄의 주된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의 자연감소다. 강수량의 자연감소에 따른 국지적 가뭄이 일상화 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도 가뭄 대응에 발 벗고 나섰다. 경주시장은 며칠 전부터 가뭄 우려지역 현장을 방문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살펴보고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가뭄 해소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경주는 다른 지역보다 가뭄 사정은 좀 덜한 편이다. 시에 따르면 지역 내 저수지 444개소의 평균저수율이 75.2% 정도로 평년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5월 현재 누적강수량이 168mm로 평년 대비 57.3%에 그치는 등 봄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관정 개발, 임시 양수장, 송수관로 설치 등 모내기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물이 많이 필요한 영농철을 맞아 기존의 저수지에 채워진 물로 모내기는 했더라도 가뭄이 계속되면 물 부족으로 벼농사에 지장을 초래한다. 과거에 수리시설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논물대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로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기 위한 경쟁이 ‘물꼬싸움’으로 비화되어 다치기도 하고 법으로 시비를 가리기도 하였다.
다른 지역에는 가뭄이 대단히 심하여 강과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모내기도 못하고 밭작물에 큰 타격을 주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급한 것은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가 늦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수기와 호스를 연결하여 먼 곳에서 물을 끌어오고 급수차를 동원하여 논에 물을 채운다.
매년 겪고 있는 물 부족 해결 방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비가 내리지 않는 무더운 날씨를 탓하기 보다는 하천이나 저수지, 산과 계곡이 있는 소중한 수자원을 잘 지키고 이를 한번 사용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아울러 빈번해지는 가뭄 등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물관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유엔(UN)이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 근본 원인을 냉철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분석을 통해 한반도가 20년 이상 심한 가뭄이 반복되는 대가뭄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람은 물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인체는 70~80%의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성인을 기준으로 약 2리터이며, 사람은 음식물을 4~5주 정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물은 1주일만 마시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물=건강’이라는 공식이 상식으로 통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한다. 물은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고 분해된 영양소를 각 기관으로 전달해 준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마시는 물은 약수(藥水)다. 밤사이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주고 위와 장의 활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막아주고, 위산이 과다하게 나오는 것을 방지해 준다고 하니 물의 고마움을 알아야 하겠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도 음식물의 조리, 몸의 청결을 위한 세수나 목욕 및 빨래, 주변 환경을 위한 청소 등에 사용되며, 이 밖에도 물이 없거나 부족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많다고 본다.
갈수록 강우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일시적인 가뭄대책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국민 물 절약캠페인과 물 재이용 시설 확대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뭄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 소비 절약을 위한 국민 모두의 동참이 절실하며 우리 농업인과 지역민의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더 이상 물은 하늘에서 마냥 내려주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계획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희소재라는 것을 잊지 말고 모두가 힘을 모아 올해 가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