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조금 느릴 뿐이지, 하지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덕봉사단의 김동한 씨의 말이다. 어릴 적 사고로 한 손을 잃은 그는 무엇이든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평소 경주의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역에서 문화해설사로 6년을 활동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에게 아름답고 깊이 있는 해설이 있는 여행을 선사하기 위해 문화해설사에 도전했다.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경주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 지역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해설사로 활동한 시기는 저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었던 시간 이었습니다”,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설명을 할 때는 내용을 잘 전달해야 하는데 장애인들의 여건상 그러지 못할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최소한 보호자들에게 만이라도 해설을 잘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동한 씨는 현재 문화재해설사를 하지 않고, 지역의 문화재사랑 시민봉사단인 ‘선덕봉사단’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새로운 도전의 방향을 잡은 것이다.
선덕봉사단은 문화재 현장을 돌며 파손된 문화재와 개선이 필요한 시설을 파악하고, 관광객들이 쾌적하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정리를 하고 있다.
10명의 회원 중 9명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선덕봉사단은 문화재를 다루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잘 몰라서 그렇지, 지역에 있는 문화재들은 우리 모두가 아끼고 관리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후대에 전해줘야 할 유산인 것이죠. 문화재를 둘러보면서 눈길 한 번 더 주는 관심을 가진다면 후손들에게 온전한 유산을 넘겨줄 수 있겠지요”
‘문화재해설사’에서 ‘문화재지킴이’로 이제는 장애인권신장을 위해 나서고 있는 김동한 씨.
“장애인들의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에 가졌던 관심을 이제는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가지려고 합니다. 지역에서 지역 장애인들 중심으로 뭉쳐서 지역을 변화시키고, 그 힘으로 더 큰 단위의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느릴 뿐이다’는 동한 씨의 말처럼 조금 느릴 뿐이지 장애인들이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을 스스로 찾아가게 해주고, 지역사회에 한 부분에서 힘이 될 수 있는 역할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