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 문화의 중심을 이뤘던 불교문화 성지인 경주에서 한국불교의 중흥을 발원하며 영남지역 학생 포교의 근간을 이루고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경주불교학생회(이하 경불). 그 맥을 이어오는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회장 김성규)가 동문회지 제2호 ‘경주와 불교의 인연이야기’를 최근 펴냈다. 지난해 4월 펴낸 창간호 ‘경불’은 경불 동문은 물론, 중고교 시절을 불교학생회에 다녔던 전국의 불자들과 동시대를 공유하는 많은 이들에게 학창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면서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경주와 불교의 인연이야기’로 제호를 바꾼 280여 쪽의 제2호는 현재 마지막 기수 60대까지 동문의 글과 예술작품으로, 또는 간직하고 있을 법한 경불 추억사진으로 전 기수 동문들이 참여해 공유하고 공감하도록 애썼다는 점에 의의를 더하고 있다. 더불어, 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의 법어와 7,80년대 경불 지도법사였던 기림사 종광스님, 동국대학교 총장 30대 보광스님, 31대 법륜스님의 법문을 실어 일상의 작은 깨우침을 전했다. 또 34대 월암스님의 ‘선방에서 온 편지’와 불서출판 및 불교만화시리즈로 전법을 실천하고 불교 내 청정승가 구현과 쇄신에 앞장서 온 41대 동출스님도 소개하고 있다. 또, 22대 김윤근 경주문화원장은 경불의 뿌리를 찾아 경주불교사회 발전에 헌신한 일성 조인좌 선생의 자취와 경불과의 인연을, 국내외 성지순례로 ‘남산 탑곡마애불상군’과 ‘중국 구법승의 발자취를 찾아서’, 부처님의 자취를 따라간 ‘답설산기’를 실었다. 특히, 이번호에는 미국에서 직장인으로 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사는 38대 최춘택 동문과 영남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세속에서 법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32대 김성규 동문회장의 일상을 부인이 담담하게 적은 신행수기는 불자로서 살아가는 깊은 울림을 준다. 한때 경불이 영남 학생 불교의 중심을 이루며 인연을 나눈 영남불교 동문의 기고도 실렸다. 또한, 논문과 칼럼, 시·수필, 학생회 시절의 추억어린 에피소드를 담은 경불추억과 그림, 사진 등 동문 작품방과 동문 법륜스님 초청 ‘야단법석’과 수련회 등 지난해 동문만남의 날 행사는 화보로도 수록했다. 60~80년대의 학생회 시절인 십대의 풋풋한 모습을 화보로 엮은 ‘타임머신 in 경불’은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감회에 젖어보는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 당시 경주 학생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신라 천년의 찬란한 불적을 간직한 경주를 세계불교문화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로 남산 성지순례길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남산에 소재한 탑을 모델로 기획한 2호 표지 공모전에 출품된 늠비봉 오층석탑, 탑곡마애불과 삼층석탑, 용장사지 삼층석탑 등 응모작들도 화보로 실려 남산 탑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 60대를 마지막으로 해체된 경불은 2011년 경불 동문회를 조직해 매년 남산 순례법회와 한국불교 희망찾기 프로젝트로 1박 2일 수련법회를 열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불교를 시도하며 불교중흥을 도모하고 있다. 김성규 동문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전국에 흩어져 전법을 하고 있는 동문들의 과거와 오늘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감사한 일”이라며 “동문회지가 경주지역의 경불을 넘어서 영남에서 함께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70~90년대 불교에 미쳐 온 힘을 쏟던 열정 학생들의 불교혼을 깨우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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