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14년 10월 25일 경북도가 선포한 할매·할배의 날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뒤 늦은 감은 있지만 기대를 갖게 한다.
경북도가 조손 간 소통과 격대교육을 통한 자녀교육을 위해 처음으로 제정한 할매·할매의 날은 물질만능주의와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인성이 왜곡되고 황폐화돼 가는 오늘날 세대 간 이질적인 의식과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융합문화를 창조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하겠다. 선포 이후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인 할매·할배의 날에는 경북도뿐만 아니라 도내 각 지자체마다 여러 프로그램이 산발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번에 경주시는 고령화와 세대단절로 인한 노인문제, 가족공동체 붕괴에 따른 가정문제와 청소년 인성교육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응을 위해 ‘2017 할매·할배의 날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을 기본계획을 통해 체계화하고 시민공감대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4대 추진방향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경주교육지원청과 할매·할배의 날 정착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대 공감, 가족공동체 회복, 손자녀 인성교육 및 격대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에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양식 시장은 이 사업 추진에 대해 “물질만능주의와 핵가족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인성이 왜곡되고 세대 간 단절로 인해 사회문제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해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지역사회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동안 경북도의 할매·할배의 날 선포 이후 경주시에서도 여러 사업들이 진행됐지만 정작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따라서 경주시가 할매·할배의 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처한 지역적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해야 한다고 본다. 기본계획 수립단계부터 지역별 여건과 어르신들의 생활여건, 학생들의 교육환경, 동참할 수 있는 민간단체의 실태 등을 정확히 파악해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를 통해 경주지역에 가장 맞는 계획을 수립한 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들이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또 실행에 옮겨졌지만 정작 실효성이 떨어져 혜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도처에 속속 드러난 바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할매·할배의 날 제정한 것은 3년 전이다. 6.4지방선거 당시 공약사항으로 추진 당시 조례제정 단계에서 도의회의 반대로 쉽지는 않았지만 홍보와 동참을 꾸준히 유도한 결과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돼 모범적인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주시가 뒤늦게나마 기본계획을 수립해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지만,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란 평가를 받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성과있는 추진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