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가 공동주최한 ‘제26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가 국내외 1만3000여 명의 마라톤 선수, 동호인,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436명, 대만 542명, 말레이시아 122명, 홍콩 83명 등 외국인 관광객 1200명이 마라톤대회 방한상품을 통해 참가했다.
전문 마라토너뿐만 아니라 가족 또는 동료, 친구와 함께 공인 풀코스와 하프코스, 10㎞와 5㎞ 단축코스, 건강걷기 코스로 나눠 진행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벚꽃 나무 아래를 달리며 천년고도 경주의 봄을 만끽했다. 지난해 지진의 영향과 최근 중국사드 보복 등으로 참가자들이 소폭 줄었음에도 명실공히 지역최고의 마라톤 축제로서 건장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또한 약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단체 및 동호인 부스 관리, 물품 보관, 먹거리 및 급수 등 깔끔한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스포츠 안전지도사 20명을 2km마다 고정 배치하고 경주경찰서와 소방서·보건소 합동 기동의료반 운영, 구급차와 소방·긴급출동 차량을 구간별 배치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를 진행했다. 대회결과 풀코스 남자부에 서울 광진구에서 온 정석근 씨가 2시간42분5초, 여자부는 경남 양산의 김애양 씨가 3시간9분56초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축제의 장 자리매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다양한 즐길거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회를 거듭할수록 벚꽃마라톤대회가 단순한 스포츠대회가 아닌 하나의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의장대공연과 벨리댄스, 힙합공연은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페이스 페인팅은 남녀노소 모두의 얼굴에 즐거움을 남겼다. 또한 사격체험부스는 외국인 관광객과 참가자들에게 좀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호응이 좋았다.
#월성원자력, 잔치국수 1만 그릇 나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박양기)는 이번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서 마라톤 참가자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잔치국수 1만 그릇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봄비가 흩뿌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봉사활동에는 박양기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 및 직원가족 70여 명이 참여해 잔치 국수 1만 그릇을 직접 말아 나눠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2007년 대회부터 월성원자력에서 시행하고 있는 잔치국수 1만 그릇 나눔 행사는 벚꽃마라톤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참가자들 눈길
학생, 연인, 가족단위, 동호회, 외국인 선수들의 참가가 늘고 있다. 김상원(39·황오동)씨는 “동창들과 함께 10km를 완주했으며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을 벌써부터 짜고 있다. 내년 대회에는 더 많은 동창들과 함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인 참가자들도 “경주 벚꽃마라톤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은 처음 방문했고 경주도 처음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이 느껴진다. 비가오지만 몇 일 더 경주에 머물면서 둘러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혜강행복한집과 함께 뛰어 봅시다!!!
중증 장애인 요양시설 혜강행복한집(원장 정태희)은 지난 1일 경주시에서 주최하는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 중증 장애인과 지도교사 총 12명이 함께 5㎞ 건강달리기 행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기상상황에서도 꿋꿋이 완주하며 자신만의 저력을 보여줬다. 정태희 원장은 “장애인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지역사회에 큰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 며 감사를 전했다.
#선수들 골인 지점에서 셀카 찍느라 ‘위험천만’
젊은 층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코스 완주 후 골인지점에서 이른바 ‘인증 샷’을 찍는 사람들이 골인지점을 막아 뒤이어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불편을 주었다. 자원봉사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막아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1분 1초 기록의 싸움인 마라톤 대회에서 골인지점에서의 인증 샷으로 인해 뒤이어 들어오는 주자들과 충돌사고가 일어날 뻔한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하프코스 측정기록 오류 소동 ...
이번 대회에서는 하프코스 측정기 오류가 논란이 됐다. 참가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측정 기록이 실제와 달리 최대 30여 분이 넘는 시간이 차이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 주최 측은 공식기록을 측정할 수 있도록 RFID 칩을 참가자 배번표에 부착했다. 칩에 의한 측정 기록은 마라톤대회 홈페이지에서 이름과 참가 번호를 입력한 후 확인할 수 있다.
대회관계자는 “순위가 변동되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칩의 설치오류로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공식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하는 경기인데 정확한 기록이 안된다면 참가한 의미가 없다. 비공식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면 정식참가가 아닌 혼자서 달리며 기록을 남겨도 되는 것 아니냐”며 “환불조치를 해 주던가 이해할 수 있는 정확한 원인을 설명해 달라. 해외에서도 많이 참가하는 대회인데 기록이 정확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다시 참가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매번 문제되던 쓰레기 분리수거 개선되었지만.......
매년 대회 때마다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주차와 쓰레기 문제는 이번 대회에서는 많이 개선됐다. 행사장 곳곳에 분리수거함을 배치해 담당요원이 즉시 치워 지난 대회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하지만 경주문화엑스포 주차장 화장실 주변은 제대로 손이 닿지 못해 쓰레기가 계속 쌓여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벚꽃마라톤에서 심정지 환자 응급조치로 생명 구하다!
지난 1일 열린 제26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 김모(43, 울산 언양) 씨가 심장마비로 쓰러졌으나, 경주시보건소 의료지원팀의 발 빠른 대처로 생명을 구했다.
시보건소에 따르면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김 씨는 결승선 30m를 앞두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때 결승구간서 대기하던 보건소 소속 김철수, 김형록 공중보건의는 호흡과 심장박동이 멈춘 김 씨에게 즉각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조치를 하고 구급차량으로 병원에 후송했다.
후송과정에서 의식이 깨어난 김 씨는 심혈관 조영 결과 좌전하동맥이 혈전으로 막혔던 상태로 수술을 통해 안정을 찾은 상태다. 경주시는 지난해 홍콩 출신 50대 참가자의 심장마비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의료체계 및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마라톤 참가자의 안전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김여환 보건소장을 비롯한 공중보건의 11명과 간호사 17명은 동국대응급전문의인 최대해 교수를 비롯 심폐소생술을 담당하는 응급구조사 10명과 의료지원 및 응급조치 부스를 운영하고, 마라톤 구간 2km마다 스포츠 안전지도사 20여 명을 고정 배치했다.
이번 대회 의료지원은 후송환자 3명을 포함해 근육통, 타박상 등 196명을 현장에서 조치했으며, 처방전을 기재하지 않는 가벼운 부상 환자 580여 명에 대한 의료 지원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