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배드민턴 종목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향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주시배드민턴협회와 생활체육 배드민턴연합회 간 회장선출과 운영방식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 배드민턴 선수단이 경북도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고도 우승 상장과 상금 등을 수상하지 못하는 희한한 일이 일어나면서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먼저 대회 이야기부터 하자면 이렇다. 경북배드민턴협회는 지난달 10일 경주시 배드민턴협회(엘리트, 생활체육)에 이번 협회장기 대회에 한시적으로 출전을 허용한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경주시 배드민턴협회가 통합이 되지 않아 종목단체의 인준을 받지 못해 도내 및 각종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어 이번 대회에 한시적 출전을 허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김천실내체육관 등 4곳에서 개최된 ‘제1회 경북협회장기 배드민턴대회’에 경주시 연합회는 혼합복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부문 58개 팀 106명이 참가해 시부 종합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경북배드민턴협회는 2위인 구미를 1위로, 3위인 김천을 2위로 결정하고, 경주는 순위에서 배제했다. 이는 엘리트 중심 체육회와 생활체육단체 간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라는 것. 이처럼 순위에서 배제되자 협회와 연합회 간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통합 두고 갈등 지속
정부는 지난 2015년 3월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했다.
체육단체 통합은 지난해 3월 선진 체육시스템 도입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전국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경주시도 지난해 3월 경주시체육회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한 ‘경주시체육회’를 출범하고 각 체육 단체별로 통합을 본격 추진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현재 44개 종목에서 통합이 완료됐지만 유일하게 배드민턴 단체는 통합되지 않고 있다.
이는 배드민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통합과정에서 회장 선출과 임기, 통합 단체 운영 방식 등에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최근 협회 측이 제시한 안은 경주시배드민턴협회 통합회장은 연합회 측 인사를 선출하는 대신 임기를 4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고, 사무국장은 협회 측이 맡으며 회장은 운영 등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합회 측은 회장 임기 4년과 운영 및 결산 등 모든 업무에 대한 전권을 위임해야 하고, 통합을 해도 현재처럼 분리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회장 임기를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운영에도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협회 측이 경비지출과 대회 출전 등 통합협회 운영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저의가 있다”면서 “연합회 측 회장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고 몇몇 협회 인사들이 좌지우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협회 측 제안에 반대했다. 협회 측 주장은 이와 달랐다.
협회 측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연합회 측의 주장을 반영해 회장직 우선권 등 양보를 해왔다”며 “양 단체가 통합 후 분리운영을 하면 사무국이 연합회 운영에도 개입해야 한다. 전체적인 운영도 마찬가지로 서로 불편해진다”고 밝혔다. 또 “통합하지 않으면 결국 외부에서 개최하는 대회 참가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불이익을 받는 만큼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통합이 지연되자 경주시체육회 등은 협회와 연합회 양측 임원진을 모두 배제하고 새로운 통합단체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운 통합단체 구성 또한 이들 단체의 반발이 예상돼 배트민턴 종목 통합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경주시에 따르면 배드민턴연합회는 30여 클럽, 1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으로, 경주시에서 회원 가장 많은 단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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