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은 신라의 도읍이었던 경주 분지 남쪽에 있으며 불교 유적의 보고이자 신라인들의 영산이며 신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수많은 불상과 탑들이 남아있어 남산은 실로 신라 천년의 역사와 함께 한 산이라 할 수 있다. 경주남산연구소(소장 김구석)는 지난 25일, 경주국립공원사무소와 월정교에서 도당산터널을 지나 해목령, 금오정, 용장계곡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탐방길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역사문화탐방에는 경주시민과 인근지역 등 전국에서 12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경주남산탐방은 경주시가 지난해 도당산터널을 준공하면서 신라 궁성의 다리였던 월정교에서 도당산을 거쳐 남산으로 이어지는 탐방길이 연결된 시점에 남산연구소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그 의의가 컸다. 남산연구소가 10㎞에 이르는 남산을 종단하는 코스로 새로운 탐방길을 개설해 답사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경주남산연구소 김구석 소장은 “유서깊은 남산 기슭에 월정교가 복원되고 도당산 터널이 건설되면서 남산탐방길이 조성돼 남산의 유적을 찾기가 한결 쉬워졌다. 이에 경주남산연구소는 남산탐방길을 따라가면서 신라 천년의 역사와 신앙과 정서를 듬뿍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답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탐방길 곳곳에서 동서로 이어지는 기존의 역사문화탐방길과 연결돼 다양한 코스로 진행됐다. 신라시대 대신들이 월성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길의 진출입로로 쓰였던 월정교를 시작으로, 화백회의 제도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도당산을 지나 신라시대 왕실의 권위를 느낄 수 있는 거대한 창고터에서는 지금도 검게 탄 쌀이 발견된다. 전(傳)삼화령의 석불이 발견된 절터를 지나 남산과 경주지역 대부분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해목령의 조망권은 참가원들을 즐겁게 했다. 탐방대는 금오정을 지나 사자봉과 남산부석을 바라보며 지바위골과 마애불, 용장사지 삼층석탑, 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 용장사지 석조여래좌상, 탑재와 석등대석을 지났다. 용장사지 삼층석탑은 350m 바위산 전체를 하층 기단으로 삼은 듯한 석탑이라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 소개되기도 한다. 이어져 내려오는 길에는 암벽에 섬세하게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을 만나게 된다. 마애여래좌상 바로 옆에 흔히 볼 수 없는 삼륜대좌에 높이 앉은 머리가 사라진 석불여래좌상을 만난다. 이어 용장사지로 향했다. 용장사는 김시습이 세조의 화를 피해 살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창작한 산실로 알려져있는 사찰로 지금은 용장사지로 흔적만 남아있다. 용장골 하류로 내려오다 만나게되는 설잠교를 지나 절골로 이어지는 곳에 머리가 없어진 석불좌상과 축대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4시 30분경 마무리된 경주남산 탐방길 답사는 총 7시간 여에 걸친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지만 경주 남산의 정기를 만끽할 수 있는 답사였다. 한편, 경주남산연구소는 많은 이들이 경주 남산의 아름다움과 곳곳에 깃들어있는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 남산의 문화유적을 널리 알리고 유적을 보전하고 연구하며 아울러 남산의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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