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경주시가 동해안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무대왕 해양과학·문화 콤플렉스 조성’이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이 사업은 문무대왕릉 일대의 해양역사·문화적 가치를 새로운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어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신라 제30대 문무왕은 재위기간 동안 뛰어난 리더십으로 백제저항군의 진압, 고구려 정벌, 당나라 군대의 축출 등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신라를 지키는 동해의 대룡(大龍)이 되겠다고 유언하며 바다에 안장된 호국정신의 상징으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는 많은 자산 중에 동해안 굽이굽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문화유적이 곳곳에 있지만 아직도 경주에 바다가 있느냐고 묻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감포와 양남 33km에 달하는 해안에는 문무대왕수중릉, 동해구, 양남주상절리, 감포항, 적산가옥, 이견대, 감은사지 등과 만파식적 설화, 감포 별신굿 등 소중한 유·무형 역사자원이 많은 지역이다. 여기에 청정해수욕장과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경주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경주시가 ‘문무대왕 해양과학·문화 콤플렉스 조성’을 추진하면서 개최한 ‘문무대왕 해양문화 및 해양관광활성화 심포지엄’에 참석한 우리나라 해양 전문가들은 문무대왕의 위대한 호국정신과 해양정신을 되새겨 현재 경주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동해안 해양관광활성화를 꾀해 세계 속에 경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경주는 육상관광 또는 도심권 관광의 포화상태에 따른 새로운 관광영역으로서 해양관광분야를 발굴해야 한다는 제언은 의미있다고 판단된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기저에는 경주만이 갖고 있는 자원의 활용여하에 따라 경주관광의 확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경주의 해양관광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문무대왕 해양과학·문화 콤플렉스 조성’은 신중 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우선 문무대왕의 호국·해양정신을 극대화해야 한다. 물리적 자원을 만드는데만 급급하다 보면 사업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둘째, 인근 포항과 울산의 해양문화·산업과 상호보완적인 부문을 살펴 관광자원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나아가 문무대왕의 웅대한 호국 해양정신을 이어받은 경주의 해양문화콘텐츠가 일본과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셋째, 천년고도 경주의 도심권 역사문화자원과 동해안 해양문화의 연계성을 더욱 밀착시켜야 한다. 넷째, 정치권과 행정, 시민사회, 지역주민들이 얼마나 역량을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로 성과 내기에만 급급한 추진이 아니라 자손만대 소중한 자산을 물려준다는 각오로 서로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 신라는 바다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부문 행정기관인 ‘선부(船府)’를 설립해 바다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그리고 문무왕은 선왕인 태종무열왕(제29대) 때 바다와 관련된 해양업무를 관장하는 직책인 파진찬(波珍湌)에 임명돼 신라의 바다를 지켰다. 이러한 신라의 해양개척정신과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을 우리가 직시한다면 경주의 해양관광은 그 빛을 발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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