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를 지나 바야흐로 봄의 문턱이다. 이른 봄, 나즈막한 담장 너머로 매화들이 속속 개화하고 있다. 꾸준히 사군자와 서예,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구분짓지 않고 넘나들어 온 중견작가 남리 최영조(51·인물사진)가 총40점을 선보이는 ‘남리 최영조 매화전’을 가진다. 서울 인사동 경북갤러리에서 3월 1일~14일까지.
이번 전시작은 모두 신작으로서,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백매화 20점, 화선지에 먹그림으로 표현한 수묵담채 20점을 출품한다. 거의 매 작품마다 찻잔을 등장시키면서 그윽한 차향을 풍겨 운치를 더한다. 2015년 전시때 첫 시도했던 캔버스에 아크릴로, 서양화 재료를 사용한 이후 이번 전시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원숙한 붓터치가 더욱 유연해지고 활달해져 기운생동하는 작품으로 승화된 ‘매화’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매화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는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핀다고 ‘동매(冬梅)’, 눈 속에 핀다고 ‘설중매(雪中梅)’라 불린다.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매화다. 매화를 즐겨 작품에 담고 있는 최 작가는 30년 화업을 통해 각고의 노력으로 매화를 빚어낸다. 30년 예술혼이 응집된 결과물이다.
경북미술협회 권오수 회장은 “가슴속에 간직한 작가의 내면을 표출하기 위해선 예(禮)가 되는 무거움도 있어야 되고 용(用)이 되는 신기(神氣)도 갖추어야 되는 어려운 작업을 최영조 작가가 해내고 있다” 면서 “특히, 전통기법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우리는 매화를 통해 위안을 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영조 작가는 2010년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초대작가로 등단한 뒤 경북을 대표하는 중견문인화가로 성장해 주목받고 있으며 명실상부하게 자신의 모습을 갖춰가려 노력하고 있다. 단독개인전 6회, 초대개인전 4회, 작가선정전 3회 등으로 개인전 총 13회를 가진바 있다. 이외에도 아트페어전 10회중 지난 9일 참석한 ‘2017어포드블 밀라노 아트페어’에서는 홍매화 4점중 3점이 판매돼 현지 밀라노에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최 작가는 “우리의 것을 많이 알리고 먹그림의 우수성을 보여준 아트페어였다. 8월 피렌체에서의 전시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전통 먹그림이 유럽에서도 호응을 얻어 기쁘다”고 전했다.
최 작가는 현재 황성동에서 남리 먹그림집을 운영하면서 문하생을 지도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편, 경북갤러리는 경북도 미술협회에서 경북도 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갤러리다. 이번 전시는 경북도 미술협회에서 최 작가를 우수 작가로 선정해 초대 개인전을 가지는 것이다. 이번 전시 오프닝은 3월 1일 오후 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