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심리학에 의하면 동일한 상태의 표본 치에서 무작위로 다섯 명을 뽑아 한 집단을 만들었을 때, 그들 중에서 두 명은 리더의 성향을 보이게 되며 나머지 군은 리더를 추종하는 신뢰 집단이 된다.
리더의 자질을 보이는 두 사람은 모두 중간 집단의 사람들에 비해 직관력, 호소력, 추진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다. 경쟁 관계에 있던 두 명 중 한 사람은 강한 리더십으로 무리를 통솔하여 체계적인 사회집단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반면, 나머지 한 명은 리더의 성향이 강했던 것만큼 반사회적인 인격을 띄게 되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 범죄자가 된다. 이것이 일반 사회 속에서 리더와 범죄자가 발생하는 20%의 법칙이다.
‘소시오패스’란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로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함께 ‘반사회적 정신질환’으로 분류된다. 반사회적 정신질환자의 특징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규범과 법칙을 무시하고 폭력적 행동을 되풀이하는 성향을 들 수 있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의식이다. 사이코패스가 ‘유전적 기형’의 산물이라면 소시오패스는 성장하면서 받은 정신적 육체적 충격이나 지속된 학대 등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적 기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경이 1887년 발표한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에서 세계 최초의 민간수사고문으로 등장한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리더형 소시오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셜록 홈즈는 자신의 탐정 활동에 필요한 의학, 화학, 문학, 수학, 예술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어학에도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권투 같은 격투기에도 능하고,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
셜록 홈즈는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도의 집중력과 기억력의 소유자로 사람들의 인상착의와 소품만을 관찰해서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상황까지 추리해내는 최초의 프로파일러였다.
전 세계적으로 75명의 배우가 211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홈즈 시리즈는 2010년 영국의 BBC방송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에서 21세기형 셜록 홈즈로 재탄생 되었다.
21세기의 셜록 홈즈는 IT 기기들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금연을 위해 니코틴 패치를 붙이고 다니며, 더욱 스마트하고 젊어진 매력적인 모습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신비한 코랄 빛 눈동자의 셜록 홈즈 역할에 마치 그가 분신처럼 걸치고 다니는 멋진 코트처럼 딱 맞는 배우가 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국 플렌테저넷 왕가의 마지막 왕이었던 리처드 3세의 16대손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셜록 홈즈의 원작자인 아서 코난 도일경과도 먼 친척(36촌) 뻘이 된다. 그는 셜록으로 2014년 에미상 최우수 미니시리즈와 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타임지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2015년 공연 예술 및 자선 기부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 제국 훈장(CBE)을 받았다.
드라마 셜록은 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드라마 전편에 걸쳐 세련되고 과학적인 영화 영상미를 보여준 편집 기술의 최고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도입부부터 사용되는 ‘틸트-시프트(Tilt-Shift)’ 촬영 기법은 아웃 포커싱을 극대화함으로써 런던 거리와 사물을 마치 미니어처처럼 앙증맞게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기분과 시선을 드라마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사건들이 하나씩 실체를 드러내면서 결국 한 가지 사건으로 귀결되는 셜록 특유의 스토리 전개에 쓰이는 ‘몽타주(montage)’ 기법은 프랑스어로 ‘조립’이란 뜻의 영화 용어이다. 현대 영화 제작에서 몽타주기법은 하나씩의 주제를 정리한 각 시퀀스와 이미지들을 차례대로 빠르게 전개함으로써 관객들이 잔상의 연속선상에서 주제에 대한 흥미와 다음 장면에 대한 호기심이 배가 되도록 유도하는 편집 방법으로 쓰인다.
셜록의 또 다른 주요 편집 기술인 ‘교차 편집(Cross-Cutting)’은 평범하게 외출을 한 주인공 존 왓슨의 모습과 같은 시각에 살인범과 사투를 벌이는 셜록 홈즈의 상황을 극적으로 교차시켜 보여주면서 위트와 함께 스릴 넘치는 재미를 전달한다. 셜록에서는 또한 ‘점프컷(Jump-Cut)’을 자주 사용하는데, 갑자기 인물이 서 있는 장소가 바뀐다거나 장소는 그대로이지만 인물이 바뀌는 등 셜록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무수한 추리의 표본을 보여줄 때나 상상의 장면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국내에서 많은 TV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한 드라마 [셜록]의 O.S.T는 시리즈 전편을 데이빗 아놀드(David Arnold)와 마이클 프라이스(Michael Price)가 맡아서 제작하였다. 유명한 타이틀 곡인 ‘The Opening Title’과 ‘The Game Is On’을 비롯해 니나 시몬(Ninna Simon)의 ‘Sinnerman’, 비 지스(Bee Gees)의 ‘Stayin’ Alive’, 핑크 마티니(Pink Martini)의 ‘Donde Esta, Volanda’와 같은 유명한 삽입곡들은 드라마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해준다. 또한 최근 출시된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4의 O.S.T는 명드라마 [셜록]의 종영을 아쉬워하는 수많은 셜로커들에게 좋은 위안의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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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은? 현재 고음질 음원사이트 그루버스의 사업본부장(COO)로 재직 중이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과 여성가족부 청소년유해매체물 음악분야 심의분과위원, 월간 재즈 피플(Jazz People), 파라노이드(Paranoid), 스트림(Stream), 웹진 벅스(Bugs), 음악취향Y, 이명 등에서 대중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음악 산업과 관련해서 음반사 인디(INDiE), 뮤직디자인, 갑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했으며, SBS와 서울음반 등에서 음원 유통과 DB구축, 마케팅을 담당했다. 음악평론에 관련해서 월간 록킷(ROCKiT) 편집장을 거쳐 서브(Sub), 핫 뮤직(Hot Music), GMV, 오이 뮤직(Oi Music), 씨네 21 등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