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한국미를 담은 작품을 선정, 전시하고 있는 갤러리라우(송 휘 관장)에서 이번에는 한지의 미학을 만날 수 있는 전시를 열고 있다. 한국미술계는 물론, 세계적 명성을 얻으며 한지의 물성을 통해 예술의 화두를 펼치고 있는 김동광 작가의 전시가 오는 28일까지 펼쳐지는 것. 김동광 작가는 회화의 기본이 되는 화면을 한지 부조(浮彫)로 제작한다. 일상사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특히, 전통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새 등을 현대의 인간사에 비유하기를 즐긴다.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표현을 화폭에 담는 것. 그가 기존 평면 회화에서 추구하던 전통방식에서 탈피해 한지부조 작업을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부조 기법을 통해 일군 다양한 소재와 재료의 변용은 그의 작품에 뚜렷한 개성의 발자취로 쌓여있다. ‘한지(韓紙)의 물성(物性)을 통해 예술의 화두(話頭)를 펼치다’에서 이미애 미술학 박사는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작품에 드러나는 실험정신은 입체적인 화면경영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평면의 구조적인 실험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작가 김동광의 경우, 바탕과 이미지의 이중적 구조를 해체와 조합이라는 대비적인 방법으로 이끌어가는 대담한 실험의식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주형식 성형(낮은 부조적 평면 위에 초기 작업들의 영향인 민화에서 차용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위에 채색으로 표현해 작업이 완성되는 것)을 통한 부조적 표현이라는 작업 내용이 한지의 질료에 대한 뛰어난 방법적 접근이라고 평가 받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평한다. 예컨대 김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우습고 재미있게 표현돼 있어 자연친화적인 측면에서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한 쌍의 남녀가 찻상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하며 상대방의 눈을 향하고 있는 모습에서 소박한 인간생활의 해학이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작품 기저에는 이같이 한국 전통 민화에 담긴 소박하고 담백한 표현 외에 해학과 유머가 담겨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자아내게 한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일그러진 지붕의 형상 속에 알록달록하게 오방색으로 덮은 기와의 색깔은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서정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처럼 김동광의 창작 의도는 하나같이 간략한 동심의 세계를 연상케 하는 천진무구함에서 비롯돼 자유분방하게 구사되고 있으며 탈의식, 탈정형를 추구한다. 게다가 그는 전통에 머물지 않고 새로이 개척해 나가야 할 표현 문제를 한지의 재료적 측면에서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작가다. 김동광 작가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 L.A , 취리휘, 북경, 상해, 홍콩, 독일쾰른, 부다페스트, 동경, 상해, 서울, 대구 등 개인전 27회, 건국50주년기념, 대표작가50인 미국순회전(미국) 등 단체전 다수, 대구광역시 조형물 심의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위원장(한국화) 등 심사 운영 200여 회, 미국 오바마대통령상 수상(2009), 교육부장관상, 서울시장상, 미술세계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구예술대학교 미술콘텐츠학과 교수, 석암미술관 관장, 예술한지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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