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우지 못한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쓰고, 읽을 수 있도록 애써오는 사람이 있다. 문희선(72) 씨다. 초등교사였던 그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지역에서 도시락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 ‘봉사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저를 움직이게 했던 것 같습니다”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은 정년퇴직을 하고서도 계속 이어졌다. 돌봄전담사를 겸하며 봉사를 계속했고, 한글교실을 다니게 된 것은 봉사를 시작한지 6년 정도가 지나고부터다. 주1회 참사랑노인복지센터로 다니는 한글교실은 그에게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교직 출신인 자신의 재능을 살려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이 70이 넘어 그냥 밋밋한 생활이 아니라, 저 자신을 칭찬하게 됩니다. ‘나도 아직 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저를 움직이게 하고, 기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한글교실을 시작한지 4년, 교사였을 때 아이들을 가르치던 것과 다른 것이 있다면 ‘공감대’형성이 된다는 것이다.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보니 이야기를 하는 중에 공감대 형성이 쉽게 이루어져 시간이 언제 갔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수업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다들 나이가 있는데도 집중력이나 습득력이 좋아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한글교실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열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뜨겁구나’라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문희선 씨는 봉사를 ‘기쁨’이라고 했다. 자신의 성장을 느끼는 기쁨, 함께하는 기쁨, 칭찬하는 기쁨을 봉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 “늙어가는 것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지 않는 제가 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때문에 이 일을 끝까지 할 것입니다. 저는 아직 건강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글교실 뿐 아니라 다른 봉사들도 더 해보고 싶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것을 제가 증명하고 싶습니다” 10년의 봉사는 그에게 더 많은 봉사의 욕심을 가지게 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무엇이라도 더 해보고 싶어 하는 욕심이 그의 삶의 새로운 에너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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