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자연과 역사·문화·정신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고장이다. 이러한 자원을 몸과 정신은 물론 마음의 상처와 아픔까지도 치유하는 힐링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 경주시민들은 지난해 힘든 일을 많이 겪었으며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힘들어 한다. 이러한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동안 경주시가 추진해 왔던 힐링시티 만들기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시민중심의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경주시보건소 박정희 주무관으로부터 경주시의 힐링스토리를 들어봤다. 그는 1993년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근무하다 1996년 간호직 공채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0년 동안 오지 어르신들을 위한 진료와 방문간호를 담당했으며 저출산 극복사업을 시작으로 모성사업, 예방접종, 결핵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2013년 경주시보건소 힐링시티팀이 신설되면서 그해 하반기 투입돼 지금까지 힐링업무를 보고 있다. -힐링캠프를 하며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었던 일은? 2014년 처음으로 힐링캠프를 기획할 때는 단순하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밖으로 내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1박2일 경주의 공간과 시간을 준비했다. 1기는 암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기림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저녁을 먹고 스트레스 관리 강의를 진행하다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이던 72세 남성어르신께서 눈물을 흘리며 고백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는 “2년 동안의 투병생활은 너무나 외롭고 힘들었으며 그동안 한 번도 밖에 나가 잠을 잔적이 없었다. 2년 만에 첫 외박, 이제 남은 시간은 나를 위해서 살고 싶어요. 힐링캠프가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으며, 살아있는 사람으로 알게 해줬다”고 했다. 경주에 있는 모든 것들이 좋아보이게 이끌 수 있는 경주다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당시 깊게 하게 됐다. 힐링캠프는 우울증대상자, 화병 경험자, 청소년, 부모-자녀, 부부, 스트레스중독자 등 치유가 필요한 분들을 대상으로 23기까지 진행됐으며 많은 스토리를 고백하고,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힐링캠프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오롯한 자신만의 행복함을 주는 것이 목표가 되고 있다. -힐링시티팀의 올해 계획은? 2016년까지는 경주만의 문화·역사·자연을 힐링 이미지로 덧입히는 일들을 했다. 예를 들면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역사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힐링의 관점에서 스토리텔링해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힐링가이드북, 힐링다큐, 경주힐링 앱과 SNS 힐링페이지, 5-스텝 힐링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중심의 정책을 지향하는 경주이미지를 위해 노력했다. 힐링아카데미를 통해 행복의 정보와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지고, 1박 2일 힐링캠프로 몸과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게 했고 문화힐링해설사과정을 운영해 문화를 통해 치유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5-스텝 힐링프로젝트를 통해 국가적 재난 시 심리응급을 할 수 있는 전문가양성은 물론 평상시에도 마음치유를 할 수 있는 활동의 장을 마련해 힐링에너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9.12지진이 발생했을 때 카톡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공간인 ‘경주힐링톡톡’을 통해 지진트라우마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10명의 상담사가 지진발생 후 24시간 운영해 총 414명을 대상으로 상담해 불안과 두려움을 함께 나눴다.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나눔의 문화였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고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마을중심의 힐링문화 확산이라는 목표와 힐링시티 경주를 전국에 홍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내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마을이 행복하면 경주가 행복하고 대한민국이 행복할 것이다. 지난 4년 동안은 개인과 가정의 행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마을에 초점을 맞춰 조화를 이루어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스스로 자문을 많이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힐링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무엇을 주고 싶은가? 참여자들이 무엇을 원할까? 그분들의 니즈는 무엇일까?’라고··· 끊임없이 목표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민이 행복하고 사람답게 살길 바랄 뿐이다. 행복은 돈이나 명예, 권력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있는 나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행복의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장소와 시간을 제공하고, 그리고 기다려줘야 한다. 시간이 흘러 스스로 깨달았을 때 그 분들은 그것을 실천하게 되고 주위의 사람들과 나누게 된다. 2013년 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된 힐링시티 조성사업은 실존주의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업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윤태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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