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를 방문하는 국내외관광객의 80% 정도가 찾는 경주보문관광단지의 중심상가가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주관광 1번지 보문관광단지 중심에 있는 상가는 경북관광공사가 매각방침을 정해 지난 2014년 3월 상가 부지 2만6563㎡, 17동의 지상건축물에 대한 매각 예정가격을 106억5000만원으로 산정해 입찰공고를 냈다. 당시 서울의 한 업체가 입찰보증금까지 납부하며 계약체결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경주시의 개입으로 보류된 바 있다.
그해 6월 경주시는 매각보류 공문을 공사 측으로 발송했고, 최양식 시장은 공사 측과 김관용 도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매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어 7월부터 경북도, 경북관광공사와의 간담회와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두 차례 개최해 경주시가 보문 상가를 직접 매입해 활용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당시 경주시의회는 경주시가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기관보다는 민간사업자 참여가 더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경주시는 매입방침을 고수하고 그동안 보문 상가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5년 10월경 공사 측에 공문을 통해 연말까지 보류시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해놓고도 아무런 방침을 정하지 못했고, 2016년 한 해도 그냥 보냈다. 당장이라도 상가를 매입해 보문단지를 활성화 하겠다는 경주시가 지난 3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낸 이유가 무엇인지, 과연 의지는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시는 보문중심상가가 전통건축양식으로 지어진데다 보문관광단지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존치한 건물로 역사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보류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이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현재 있는 중심상가 건물들은 당시 전통양식으로 지은 것이지만 기와지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콘크리트 기둥과 벽으로 처리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를 평가하기가 어렵고 실내 공간 또한 너무 좁아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구조물이다.
그리고 민간사업자가 재개발을 하더라도 보문단지 내 건축행위도 심의위원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방향만 잘 잡는다면 지금과 같은 형태는 충분히 유지할 수도 있다고 본다. 또 민간사업자가 현재의 외형을 유지하면서 내부를 리모델링하는 방법도 있는 만큼 민간사업자로 인해 중심상가가 잘못될 거라는 선입관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보문단지 중심상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기존 기념품 및 매점 등이 영업이 되지 않아 일반식당 자전거대여점 등으로 운영되다 지금은 대부분의 점포가 비어 있어 슬럼화 되고 말았다.
보문단지는 매년 봄철 벚꽃시즌과 여름휴가기간에 관광객들이 줄을 잇지만 정작 관광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특히 화백컨벤션센터 건립 이후 관광객의 다양화는 물론, 보문단지의 위상 또한 높아졌다. 따라서 보문단지 중심상가는 이러한 주위 환경변화에 맞게 방향을 정해 재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난 3년 동안 허송세월한 경주시도 별 대안도 없이 매입입장만 고수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되짚어보길 바란다. 급변하는 국내외 관광패턴에 이렇게 허송세월만 보내서야 경주가 과연 우리나라 관광 1번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