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새벽을 힘차게 여는 붉은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새해의 소원을 품는다. 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의 터널에서 나온 새해에는 희망을 바라고 싶지만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다. 우렁찬 닭의 울음이 대한민국과 경주가 처한 총체적 난국을 몰아내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지금 국민이 겪고 있는 탄핵정국도 결국 후안무치한 거짓말쟁이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불통의 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경주사회는 어떤가? 고착화된 혈연(血緣)·학연(學緣)·지연(地緣)·직연(職緣)의 사회분위기를 싫어하고 우려하면서도 스스로 그 틀을 부수기엔 주저해왔다. 이성적인 대화, 존중하는 논의, 합리적 결정이 아닌 상명하달식 풍토로는 새로운 경주의 천년을 열지 못한다. 더 늦기 전에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노력으로 천년고도 경주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 매년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천년고도 경주는 굵직한 사고가 터질 때마다 직격타를 맞는 외풍에 시달렸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메르스, 9.12지진으로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고도의 역사성은 각종 법적규제로 이어져 시민들의 행복추구권을 위축시켰다. 마냥 외풍을 원인으로 여기기엔 경주의 미래가 너무 불안하다. 외풍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경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선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고 제대로 된 정책적 연구와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지도자들의 역할요구와 그에 따른 평가도 당연하다. 이제 원칙과 신뢰, 소통과 화합을 등한시해 생긴 뼛속까지 스며든 사회적 병폐를 도려내야 할 때가 왔다. ‘희망 경주’를 여는 것은 모두의 몫이다. 정유년 새해 26만 경주시민이 하나 되어 썩고 병든 모든 부분을 도려내고 ‘희망 경주’를 리셋(reset)하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