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묻힌 대가야국 시조 이진아시왕이 지역의 동국대 명예교수 손연칠 화백에 의해서 제작돼, 정부 표준영정 지정으로 다시 태어났다. 손연칠 화백은 그간 성삼문·이익 선생 등 다수의 표준영정을 제작한 전문가로서 올 1월, 가야국 시조 어머니 ‘정견모주’ 표준영정도 제작한 바 있다. 경북도와 고령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회가 본위원회와 소위원회 고증과 수정을 거쳐 이진아시왕이 정부 표준영정(97호)으로 최종 지정됐다고 한다. 이진아시왕 표준영정 제작사업은 고령군과 경북도가 지난해 2월부터 경북정체성 선양사업으로 추진했으며 손연칠 화백이 그린 이진아시왕 영정은 가로 115센티미터, 세로 180센티미터다. 영정은 가장 왕성하고 활동적인 50대 나이로 설정해 왕으로서의 권위와 위엄을 갖추고 자신감과 자애로움을 겸비한 모습으로 형상화됐다. 또 금관과 장신구는 고령에서 출토한 대가야 유물을 바탕으로 표현했으며, 의상은 권위적인 품격을 높이도록 표현했다. 한편, 이진아시왕은 금관가야 시조인 수로왕과 형제관계로 서기 42년경 고령을 중심으로 대가야국의 전신인 반로국을 세웠다. 삼국사기 지리지 고령군 건치연혁조에는 ‘대가야국은 시조인 이진아시왕으로부터 도설지왕까지 16세 520년’이라 하며 이진아시왕을 대가야의 시조라고 평가했다. 대가야는 서기 400년 이후 크게 성장해 전체 가야 사회를 주도했으며, 562년 진흥왕의 공격으로 폐망했으며, 시조인 이진아시왕부터 도설지왕까지 16대 520년간의 역사를 누렸던 국가였다. 고령군은 정견모주-이진아시왕-우륵을 잇는 표준영정 지정을 통해 생(生), 국(國), 혼(魂) 이라는 대가야 정체성 살리기를 추진하고 있다. 가야국 시조의 어머니이자 가야산신으로 숭앙됐던 정견모주(正見母主)는 생(生)을 상징하고, 대가야국을 건국한 이진아시왕(伊珍阿豉王)은 국(國)을 상징한다. 대가야의 악사인 우륵은 각기 다른 나라의 방언을 하나의 성음으로 통일하기 위해 작곡한 12곡을 통해 분열이 아닌 통합을 강조하며 계속 이어져 오는 대가야의 혼(魂)을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혼을 상징하고있는 우륵상을 20여 년전 제작한 일랑 이종상 화백은 손 화백의 스승이기도하다. 손연칠 화백은 “이번 작업은 8개월여 걸려 제작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의상에 관한 고증으로,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리고 손의 매무새를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문화를 숭상하고 백성을 섬긴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