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내년 예산안 등 심의기간 중 지역구 행사 챙기기에 급급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일부 3선 의원은 이번에 열린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기간 중 대부분을 출석조차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23일간의 일정으로 제2차 정례회를 열고 ‘경주시 2017년도 세입·세출 예산안’ 및 각종 조례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를 1년 4개월여 남겨두고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현안은 뒷전으로 미루고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내년 서민살림을 꼼꼼히 챙겨야 할 일부 시의원들이 연말 각 읍·면·동에서 열리는 기공식, 단체행사 등에 얼굴 비추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시민들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경주시의회는 이번 제2차 정례회에서 1일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2일 문화행정위원회, 경제도시위원회 등 상임위의 조례안 심사 등을 거쳐 5일, 6일엔 상임위별 소관 부서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9일부터 13일까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경주시 전체 부서에 대한 예산안을 심의·의결했고, 16일 2차 본회의에서 조례안 및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어 19일, 20일 양일간 2016년도 제3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을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심의·의결했으며, 22일과 23일엔 각각 제3차, 제4차 본회의를 열고 시정질문을 이어간다.
23일 중 주말과 휴회 기간을 제외하면 총 13일간 내년도 경주시 예산안 등을 심사하는 등 시의회로서는 1년간 의정활동 중 가장 중요한 사안을 심의하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본회의와 정례회 초기인 7일까지 각 상임위별 조례안 및 예산안 심사와 계수조정 등의 일정 이외에는 전체의원이 모두 회의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정례회 후반 들어서는 아예 출석하지 않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일부 의원들은 심의 중간 자리를 비우고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거나, 아예 드러내 놓고 행사에 참가한다는 의원도 있었다. 이 때문에 내년도 1조1460억원에 달하는 예산안 심의가 부실하게 이뤄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2명의 3선 의원은 정례회 일정 동안 일부 회의에만 모습을 드러냈을 뿐, 대부분을 불출석해 중진급 의원으로서의 역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A의원은 본회의와 일부 상임위 예산안 심의 등 일정에만 6일, B의원은 5일만 출석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시의원들이 서민 살림살이를 꼼꼼히 따져 챙겨야 함에도 지역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불출석하거나 심의 도중 자리비우기를 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면서 “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채 다음 선거를 앞두고 지역행사를 챙기는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중진급 의원들이 적극 참여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이끌어가야 함에도 출석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시민들이 안전에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자 시의회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D의원은 “대다수 의원들이 정례회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반면,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시의회 전체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