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활용의 대표적 활동가로 알려져 있는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이 대통령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화재청의‘2016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봉사활용부문’에서다.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인 진 원장은 시상 후 수상의 감흥을 즐길새도 없이 감기몸살을 심하게 앓았다고 했다. 지난 12일 그런 그를 25여 년간 열정적으로 일해 온 터전인 신라문화원에서 만났다. 그간의 결과물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또다른 겹경사를 맞았다. 포항 mbc의 삼일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것이다. 진 원장은 연이은 굵직한 수상에도 여전히 낮은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난관이나 시련도 자신을 단련시키는 ‘훌륭한 스승’이라고 되뇌이며 성장통으로 치환시키는 무한 긍정의 힘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천인 것 같았다. 내공으로 다져진 진 원장은 경주에 흩어져있는 문화재 뿐만 아니라 달빛, 별빛 등 무궁한 자원들을 활용해 창의적이고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리더로서 경주를 새롭게 재발견시켜주고 발굴하고 있다. 문화재청도 보존 중심에서 ‘활용’이라는 내용으로 그 패턴을 전환해 국가정책적으로도 보존과 예방관리가 새로운 흐름이며 세계적 흐름임을 고려할 때, 진 원장의 그간 활동이 적중했고 문화재 활용의 리더로서 본보기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국가 정책에도 기여하고 있는 문화운동가요, 전파자다.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이 시너지 효과 거둘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 “지금까지의 상들은 신라문화원이라는 단체의 이름으로 수상한 게 전부였다. 무리수를 둬서 벌금도 수차례 물었지만요(웃음). 제 이름으로는 처음으로 수상했다. 경주에서 태어났고 지역적 특성을 잘 알고 있던터에 동국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것도 이 일을 하는 원천이었다”고 하면서 “25여 년간 문화재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경험의 결집인 것 같다. 이는 저 혼자 이룬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 후원자와 직원들은 물론, 경주시, 문화재청, 경북도 등의 기관이 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회원들이 초기부터 말없이 저를 믿고 우리 원을 도와 말없이 지원해주고 도와준 힘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참여해준 전국의 많은 참가자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문화재청, 경주시와 경북도가 지원해 준 덕분, 민관의 합작품이었다 진 원장은 현재까지 경주라는 문화자원을 최대한 잘 활용해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즉, 유무형 문화유산을 경주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문화재 활용으로 창출해 신라달빛기행, 살아 숨쉬는 서원만들기, 화랑을 테마로 하는 문화재 생생(生生)사업, 충담재,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 경주문화기행, 어린이문화학교, 고택체험, 서악동가꾸기, 문화유산을 활용한 맞춤형 기업연수, 원어민 강사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밖에도 그간 진 원장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경주 남산 청정운동을 전개하고 남산 이정표 거리측정, 문화재지킴이운동, 한가족 한문화재 가꾸기운동 등을 펼쳤으며 문화재 교육을 위해서는 문화학교 및 택시기사들을 위한 신라문화강좌, 경주남산불적답사, 어린이문화학교, 문화유산방문교육 등을 펼쳤다. 또 ‘황금도시 경주전’을 비롯해 신라문화원 갤러리 개관 및 다수의 작가 초대전을 개최하고 남산 지도, 경주문화유적도 등도 제작해냈다. 대표적 문화재 활용인 서원스테이의 경우, 지금은 향교와 서원이 숙박을 하는 곳이 증가했다. 점차 반응이 좋아져 문중 어르신들이 오하려 제안할 정도로 사례가 늘고 있다. 월암재, 서악서원, 도봉서당, 종오정, 독락당, 만송정 등 현재 문화재 6곳에 숙박(스테이)을 유도하고 있다. 서악서원의 경우 연간 찾는 관람객이 기존 1000명에서 1만5000천명 이상이 찾는 등의 변화를 일으켰다. 고택은 활용하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 할 수 있다. 잘 활용하면 경북도의 재산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경북의 재원을 축내는 존재로 전락 할 수도 있는 차제에 고택을 활용해 전국의 우수 사례 선진지로 어필된 것이다. 진 원장은 “민이 주도한 것을 관이 지켜보고 잘 검토해주었고 지원해준 것 덕분이다.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 신라달빛기행은 다른 지자체까지 20여 곳 정도 벤치마킹 해 전국적인 좋은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경주시와 경북도가 지원한 민관의 합작품이었다”고 했다. -기업 연수도 관광자원화로 풀어야...‘경주의 문화재답사와 연결된 연수’ 문화유산 정비를 통해 활용하고 보존하는 서악동은 선순환적 구조로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진 원장의 또다른 직책인 (사)문화재돌봄지원센터장으로서의 안목 덕이다. 가장 약한 신라가 삼국 통일을 한 것에는 리더들의 솔선수범 이었다. 신라문화원 문화재돌봄사업단은 선도산과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진 진흥왕릉, 무열왕릉, 김인문묘를 가꾸고 설총, 김유신, 최치원을 배향하고 있는 서악서원을 활용해 신라 삼국통일을 테마로 한 ‘통일의 길’을 조성하고 청소년 교육, 기업연수 유치, 공무원교육 유치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힐링으로서의 공간은 물론, 신라 리더들의 솔선수범의 자질을 교육할 수 있는 것. 이는 경주의 문화재들을 각각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계해서 프로그램화해 더욱 가치를 부각시키는 것. “기업이나 중앙부처, 지자체가 경주의 문화재답사와 연결된 연수를 만들어내도록 문화적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한 시도를 했다. 이것도 미래의 중요한 경주 관광의 새로운 패턴으로써, 하나의 터닝 포인트로 조명될 대목이다. 연수도 관광자원화로 풀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경주시도 행정적인 지원과 방향을 제시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다시 경주를 찾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는 경주시민 모두의 몫이다. 유적뿐만 아니라 맛집의 확보와 소개, 좋은 숙소의 확보도 중요하다. 시민 각자가 가이드가 되어 맛집과 친절바이러스를 스스로 만들어 낼 때 경주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경주는 영원히 ‘일등’을 유지할 것이다” -천직으로 알고 있다...“문화재 활용이라는 목표를 두고 집중하고 자다가도 생각나면 메모한다” 진 원장은 “대학을 다니면서 이미 이 일을 하려고 결심했다. 지극정성과 공심이 있으면 ‘오해는 있을지라도 일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1993년 신라문화원을 개원할 당시 척박했던 상황에 대해 주위사람들의 우려는 심했다. 개원후 10년까지는 심부름하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하는 놈’ 정도였다”고 회고하면서 “2002년경 문화재청에도 문화재활용국이 생기면서 우리도 서서히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은 ‘경주문화’를 가지고 한 길을 달려왔다. 기관은 여럿이었지만 목표는 하나였다”고 했다. 경주를 가꾸고 알리고, 일자리를 창츨하고 고택도 지켜가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귀재라는 평들에 대해선 “문화재 활용이라는 목표를 두고 한 군데에 집중했고, 꾸준한 열정으로 활용과 연결하고자하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는 편이다. 자다가도 생각나면 메모한다. 현수막의 스타일이나 제목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말이 있듯이 벤치마킹해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기도 한다. 저 외에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서로 보완해서 프로그램화 한다. 긍정적인 소화력을 가진 마인드도 한 몫한다(웃음)”며 보람을 느끼면서 천직으로 알고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 경주를 잘 가꿔서 살아있는 도시로 건설하고 경주의 사례가 본보기가 돼 전국의 문화재가 골칫덩이가 아닌 선조들이 남긴 귀중한 자원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전 국민이 문화재에 대한 애정을 가지도록 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경주시와 함께 상호협조해 문화재 자원을 활용하고 중앙정부와 민과 관이 힘을 합쳐 ‘경주가 문화재 덕을 본다’는 좋은 사례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문화의 시대가 도래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주에 대한 열정과 집념으로 초심을 유지하면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진 원장의 모습에서 흐트러짐 없는 ‘경주사랑’을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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