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북행복학습센터(센터장 이상보)는 지난 10일 센터 2층 대강당에서 ‘손끝 누름, 입속 소리들이 두뇌에서 행복으로 노래되다’란 주제로 문해교실 학습자들의 창작 시작(詩作)전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문해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학습자들의 창작 시작품 19점이 전시됐으며 한글을 시작한 6월 초순부터 쓰고 따라 읽으며 배운 실력으로 짧게는 3줄 길게는 한 장을 기록한 순수한 창작품으로 40작품이 책으로도 만들어졌다.
처음 시작할 때 성인문해교육은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도우고 함께 다듬어가는 시간으로 지도자들도 함께 읽고 쓰고를 반복했다. 이번 발표회도 어르신들이 작품을 제출하면 지도자들도 작품을 제출하고 함께 전시하겠다고 약속해 모두 한마음으로 일궈냈다.
식전행사에 색소폰스토리 단원으로 참가한 계홍려 씨는 우리나라에 온 지 9개월 된 중국여성으로 어르신들처럼 이제 한글을 배우고 익히고 있으며 다음엔 어르신들과 함께 다시 이 자리에 서고 싶다며 ‘야래향, 첨밀밀’을 노래해 어르신들께 큰 박수를 받았다.
꽃피는 나의 인생을 쓴 정정수(72)씨는 “내 인생에 꽃은 없는 줄 알았어요. 사랑하는 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줄 수 없을 때 세상은 나에게 손가락질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달라요”라며 책자를 안고 뿌듯해했다.
박자희(75) 씨는 “이제 쪼매 배워 겨우 쓸 줄 아는데 그만두면 또다시 까막눈 되는거 아닌교? 공부 배워서 아들에게 편지도 쓰고 일기도 적는데 시내가면 간판도 볼 줄 알고 주소도 이름도 잘 쓰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문해교실 수강하고 있는 19명의 학습자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시낭송가 최옥자 선생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들으며 한글을 몰라 답답했던 옛날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셨고, 현재의 모습에 행복하고 당당해졌다며 배우고 도전하는 학습을 꾸준히 할 것이라며 서로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비문해 성인들에게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습자의 학습 수준과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인문해교육 과정 외에도 미술과 음악, 신체활동 등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역동을 일으키는 학습으로 진행했다.
구길리 마을 권영두 이장은 작품도 제출해주시고 학습하는 동안 혹여 어르신들께서 불편하실까 아침 9시만 되면 자리를 점검하고 계절에 따라 산딸기, 음료 등을 제공했고 학습이 종료될 때까지 정자에서 남성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며 학습자와 지도자들을 격려했다.
행복학습센터 위원들은 “시작발표회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순수하고 배움과 도전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 작품을 보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 노년의 삶이 행복하도록 많은 지원을 해야겠다”며 “늦게 시작한 학습이지만 배움의 갈증을 채워주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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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시민기자 yuntae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