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유품을 2대째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 전시 모집에 응모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제게 큰 바위같은 존재였습니다”
할아버지의 말년을 기억하는 일성 조인좌 선생의 손자 조영제씨의 말이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일반시민과 소통하는 특집 ‘소중한 추억, 나만의 보물’전에서 애국지사 조인좌(趙仁佐) 선생의 유품을 2017년 2월 12일까지 전시한다.
-애국지사 조인좌는 일제강점기에서 현대사에 걸친 경주의 대표적 지식인
일성(一城) 조인좌(趙仁佐, 1902-1988) 선생은 본명이 경규(慶奎)로 경남 함안이 고향이며 창원에서 유년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1919년 마산의 삼일운동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독립군 군자금 모금활동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하고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도피생활을 하던 차에, 1936년 무렵 경주에 정착하게 된다. 침술(鍼術)에 정통해 널리 시술을 펼쳤으며, 한국전쟁 이후 대자원을 설립하고 전쟁고아를 돌보았다. 독실한 불교신자이기도 했던 선생은 광복 후에는 신라문화 창달에도 힘썼던 경주사회의 대표적 지식인이었다.
-침(鍼)·안경 비롯, 흉상·훈장·서예작품 등 유품 20여 점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일성 조인좌가 몸소 사용했던, 침·안경을 비롯, 흉상·훈장·서예작품 등 그가 남긴 유품 20여점을 전시한다. 침을 통해 그가 남긴 의술을 엿볼 수 있으며 벼루와 붓, 또 그의 서화 작품을 통해 그의 서화 세계를 볼 수 있다.
또한, 훈장과 상장을 통해서는 대자원에서 전쟁고아를 돌보는 등 사회복지사업에 투신했음을 엿볼 수 있다. 교도소 출입증은 그가 재소자의 교육과 훈화에도 힘썼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신라문화 창달을 위해 개최한 신라문화제 연날리기 대회에서 사용하였던 연 얼개 등도 전시한다. 일성은 침술에 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군자와 서예에도 조예가 깊었음을 알 수 있다.
-전시품 공개 모집 통한 첫 전시 구성
국립경주박물관은 일반시민과 관람객의 소장품을 전시함으로써 전시를 다양화하고 또 이를 통해 시민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고자 특집전시를 기획했다. 11월 한달간 전시품을 공모한 결과, 모두 12건의 응모가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애국지사 조인좌 유품(손자인 조영제씨가 출품)을 선별해 전시하게 된 것. 이번 전시는 2017년 2월 1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