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학대상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협 경주시지부(회장 김형섭)가 주관하는 제28회 신라문학대상작이 발표됐다.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민족 문학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한 신라문학대상은 올해 28회째 수상자를 선정 및 시상한다. 먼저, 소설부문에서는 이수조(인천)의 ‘다투(dhatu)’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시 부문에는 윤상호(고령)가 ‘사문진 피아노’로 시조부문에서는 채종국(광주)의 ‘신문, 그 행간을 읽다’가, 수필부문에서는 신정애(포항)의 ‘풀매’가 각각 당선됐다. 이번 수상작과 관련해 소설부문 심사평을 맡은 이광복, 황충상, 박덕규 심사위원은 “소설 ‘다투(dhatu)’는 압축성과 상징성 등에서 단편소설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고 총평을 하면서 “병원에서 겪는 전문의들의 체험이 풍부하고 깊이있는 전문성을 발휘한 점이 무엇보다 높이 평가된다”고 했다. 또 “전공의 3년차의 수면 부족과 과로에서 빚어지는 부조리한 삶의 조건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공감을 불러온다. 인물의 내면 묘사, 서사구조 면에서도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하면서 스토리 전개에서 필연성보다 의외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논의가 이어졌다는 점은 지적했다. 이수조(66) 소설부문 당선자는 “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저 자신을 위해서, 늦은 나이에 시작한 작가 지망생들을 위해서 키보드를 두드릴 힘만 있다면 손가락 열 개가 내 머릿속보다 더 빠르게 키보드를 쳐 나갈 때까지 소설을 쓸 것이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수필 부문 심사평을 맡은 유한근, 허상문 심사위원은 “ ‘풀매’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 ‘풀매’라는 소재를 통한 형상화의 능력, 더 나아가 주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인식과 사유는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고 평했다. 세상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은 자기만의 삶의 세계를 추구하려는 성숙한 태도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신정애(61) 수필 부문 당선자는 “어설픈 열정과 실패와 불면들이 수없이 교차하는 동안 문학의 씨앗은 쉽게 제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라고 고백하면서 “아직은 성글고 부족하지만 처음 씨앗을 묻었던 그 순간처럼 잎이 무성한 한 그루의 나무가 될 때까지 설렘과 두려움으로 걸어가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해왔다. 시 부문 심사평을 맡은 문효치, 서영수, 양왕용 심사위원은 “당선작 ‘사문진의 피아노’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시다. 서사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제재의 서정화 혹은 감각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낙동강 사문진에서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나룻터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가 반입된 것을 축제화 하고 있다. 시인은 이 축제를 지극히 서정화 하고 있다. 사문진(沙門津)이라는 지명에서 연상되는 모래의 상징성도 잘 살리고 있다”고 했다. 또 서정성과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시단에 기여할 시인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했다. 윤상호 시 부문 당선자는 “이제는 그리워만 해야 하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때 함께 했던 사문진에서의 아름다운 추억과 정서가 ‘사문진 피아노’라는 시를 쓰게 된 동력이 됐다”면서 “시 속에 담긴 한 폭의 동양화에서 울려 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듣게 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내면의 순수한 소리가 서로 어우러져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우리의 정서에 작으나마 울림이 되고 싶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시조부문 심사평을 맡은 이근배,박기섭 심사위원은 “이 작품은 신선한 발상과 정제된 호흡, 게다가 농익은 결구가 돋보인다”고 총평하면서 “죽은 나무가 종이로 거듭나고 ‘신문은 시대를 가늠하는 첨단의 감성대’다. 신문의 행간읽기는 곧 세상읽기다.‘잉크 냄새 채 안 가신 행간’에서 나와 타자, 세상과 존재의 불화에 틈입하는 것으로, 전편에 걸친 활유의 상상력이 이채롭다”고 평했다. 채종국(46) 시조부문 당선자는 당선소감에서 “머릿 속에서 늘 시조를 생각하고 살았다. 3장 6구 12음보 위에 우리 가락을 넣는 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고 전하면서 “앞으로 우리 시조의 울림을 노래하도록 더욱 열심히 매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제28회 신라문학대상 시상식은 오는 17일(토) 오후 5시부터 경주대명리조트 지하 1층 쥬피터 2홀에서 열리며 당선자에게는 시 부문 600만원, 시조와 수필부문 500만원, 소설 부문 10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당선작은 ‘월간문학’ 1월호나 2월호에 발표되고 당선자는 한국문인협회가 인정하는 기성문인으로 대우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