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경주시 직속 및 산하 기관장 임용을 위한 공모가 나오면서 선발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정부뿐만 아니라 광역 및 기초지자체마다 출자출연 산하 기관장 임명은 업무능력과 관계없이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해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 경북도도 출자출연기관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끊지 못하고 있다며 의회와 언론으로 비판을 받았고, 경주시도 산하 기관장 임용 때마다 내정설이나 선거 보은설이 나올 정도로 잡음이 있었다.
경주시가 곧 책임자를 임용해야 할 산하 기관은 신설되는 경주시시설공단과 화백컨벤션뷰로 사장 등이며, 직속기관인 경주시보건소 소장이다. 그리고 경주예술의전당 관장은 최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연임을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현재 잡음이 일고 있는 기관은 개방형직위로 지정된 국장급인 보건소장 모집이다. 경주시보건소장은 지역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채용공고도 없이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 보건소장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어 이번에는 공개모집을 했지만 신청자가 1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지역보건법에 의하면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해야 하며, 어려운 경우 5년 이상 보건 등의 업무와 관련한 공무원을 예외적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만 보면 공모에서 결정을 할 수 없으면 관련 공무원도 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건소장 임용에 따른 지역보건법 시행령은 충분히 탄력적인 규정으로 보여 진다. 다만 공무원 중에 임용하는 것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면 문제의 소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곧 결정해야 할 화백컨벤션뷰로 사장 임용은 지난 초대 사장 임용 당시에도 사전 내정설로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지원자의 자격을 가늠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무늬만 공개채용이라는 것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일각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경주시의회와의 논란 끝에 설립이 결정된 경주시시설관리공단 임원 공모는 경주시의 내정설 부인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시장선거 당시 활동인물로 내정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출자출연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찌 보면 위험한 행보다.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기관이기 때문에 누가 임용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보은을 위한 자리마련이나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인사가 임용되는 조직의 피해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정확한 규정과 납득할 만한 채용시스템, 공정한 위원회 구성을 통한 심사 등이 이뤄 질 때 공정한 인사라는 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경주시는 이번 기관장 임용에 대해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