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 해소와 지식을 심어주기 위해 열린 ‘지진과 경주의 미래포럼’이 지난2일 청소년수련관에서 경주문화원(원장 김윤근)이 주최·주관, 대추밭장학회(이사장 백진호)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손문 교수(부산대 지질환경학과)의 ‘경주시 일원의 지진과 활성단층의 이해’, 황종국 교수(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의 ‘전통목조건축의 내진 성능’, 박정호 책임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조기경보시스템 및 활용방안’에 대한 발표에 이어 최석규 교수(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진행으로 김종승 신라왕경사업추진단장, 최영기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손문 교수는 “지질학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경주·울산지역이 가장 위험하며, 특히 경주지역은 여러 단층이 만나는 지역이다”면서 “지진에 대한 역사적 사료를 살펴볼 때 규모 7.0지진에 대비한 시스템을 만들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포럼은 방청객 토론에 초점을 두어 시민들이 궁금한 내용에 대해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자리가 됐다. 발표 = 손문 교수 경주시 일원의 지진과 활성단층의 이해=지질학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경주·울산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한반도 일원의 계기지진 자료는 1978년부터 시작됐는데 규모 5.0이상이 총 9회 발생했는데 올해만 3번 일어났다. 우리나라 동남부에는 양산단층계를 포함한 주요단층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양산, 울산단층 주변에는 활성이 의심되는 63개의 단층이 발견됐다. 특히 경주는 여러 단층이 만나는 지역이다. 경주시 일원 잠재 최대지진 규모는 계기기진 5.8, 역사지진 약 7.0으로 볼 때 내진설계 최대 기준은 규모 7.0으로 잡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역사지진 사료를 볼 때 약 500년 주기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금이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월성1, 2, 3, 4호기와 신월성 1, 2호기, 고리1, 2, 3, 4호기는 모두 내진 설계 값이 0.2g(리히터 규모 약 6.5의 지진)이며 신고리3, 4호기만 0.3g(규모 약 7.0의 지진)이다. 규모 7.0이상의 내진설계가 필요하다. 지진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질·지반의 분류도(암석 분포와 특성, 단층 특성, 지반분류, 지형, 액상화 위험도, 산사태 위험도, 지진해일 위험도 등)를 만들고 건물의 분류와 집계(건물의 층수, 건축연도, 건축물의 구조 등)가 포함된 다양한 지진위험인자를 종합한 지역별 지진위험도를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축적은 최소 30~40년 걸리는데 후손들을 위해 지금부터라고 서둘러야 한다. 지진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비하면 충분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더 늦기 전에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방청객 질문 및 답변 ▷양북지역 산꼭대기에는 조개껍질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 지역은 지각변동이 많은 지역이었다. 2500만년~1000만년 전 우리나라와 일본이 갈라지면서 지각변동이 심했으며 어린(오래되지 않은)단층이 많아 지반이 약하다. 조개껍질은 1700만년 전의 것이며 옛날 바다였던 곳이 솟아오르면서 생긴 것이다. ▷양남면 주상절리는 언제 쯤 생성됐는가? =약 2000만년전 전에 우리나라와 일본이 떨어지면서 용암이 올라오면서 생긴 것이다. 현재 보문단지 골프장 주변에서 발견되는 조개껍질도 1700만년~15000만년 전의 것이다. ▷환태평양대의 지각변동이 육지에 전달되지는 않는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많은 높은 건물을 짓는데 지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가? =우리나라는 실제로 일본과 같은 지진이 일어나기란 쉽지 않다. 일본은 규모 7.0의 지진이 자주 일어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사례를 보아 6.5~7.0정도가 최고 일 것이다. 지하나 산 등의 발파는 지진발생과 연관성이 없다. 다만 큰 댐의 경우 지반에 물이 스며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진 대비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보는가? =이번 9.12지진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한반도에 규모 5.5이상 지진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6.5까지 이야기 했다. 이는 원전의 내진설계기준이 6.5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7.0으로 잡아야 한다. 지진위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30년은 걸린다. 일본은 7~80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으며 지금도 업데이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지질과 관련된 것은 모두 경주지역부터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앞으로 3~4년 정도 집중적으로 하면 어느 정도 현황은 나올 것이다. ▷불국지역 만호봉에 화산재가 발견되고 있다. 화산과 지진과의 연관성은 없는가? =한반도 지하에 마그마가 있는 곳은 백두산뿐이다. 한반도에는 1500만년 전에 화산활동이 끝났으며 우리나라에서 지진과 화산폭발과는 관계가 없다. 발표 = 황종국 교수 전통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전통목조건물은 힘이 들어오면 힘에 따라 변형되는 즉, 힘을 완화시킨다. 따라서 목조 건물은 콘크리트건물보다 안전 측면에서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전통목조건물은 지진에너지 흡수 능력이 탁월하고 입력지진이력의 최대가속도가 커질수록 입력지진이력의 최대가속도와 지붕 절대가속도 비율이 감소되어 나타난다. 즉 지진규모가 커진다 해도 전통건축물이 받는 힘의 크기는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사례를 봤을 때 만약 규모 5.8보다 훨씬 강한 지진이 와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전통목구조물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내진 보강 없이 벽돌로 지어진 조적조구조물과 내진 능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청객 질문 및 답변 ▷중국 운남성 지진 때에는 미장고성 속에는 목조건물만 남았다. 일본 구마모토지진 때에도 목조건물 피해는 없었다. 경주는 건물파손이 아닌 기와가 밀려났다. 기와를 짜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지붕이 가벼워지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일본기와는 우리나라 기와에 비해 무게가 반도 안 된다. 9.12지진 이후 기와를 묶어 놓는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붕의 기와가 무거우면 지진에 강할 수는 있겠지만 건물 건체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발표 = 박정호 책임연구원 지진조기경보시스템 및 활용 방안=9.12지진은 진앙지의 8km 가량 떨어진 곳의 관측소에서 2초 후에 감지됐다. 전달체계가 늦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감지 후 정확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현재 지진을 감지하는 시스템은 문제가 없지만 이를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시스템은 다소 문제가 있다. 앞으로 초기분석시간 단축을 위한 관측망 확충 및 알고리즘 개발, 오경보 판별 신속성 지속적인 향상, 구조물 조기경보 활용을 위한 On-Site Warning 기술 개발 등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토론자 발언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월성 1호기는 캐나다에서 만든 초창기 원전이다. 손문 교수도 경주가 위험한 지역이며 규모 7.0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월성원전은 규모 6.5 내진설계로 되어 있으며 7.0으로 내진설계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영기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 9.12지진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 컸다. 경주에 있는 전통건물은 피해가 없었지만 지붕 위 기와가 떨어지는 피해가 많았다. 한옥이 많은 경주의 경우 한옥기와지붕의 안전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김종승 신라왕경사업추진단장 문화재복원 부분은 건축법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내진설계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재청에서 복원의 진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왕경복원사업 등이 완료되면 문화재복원의 진정성과 내진설계 문제가 충돌할 수 있다. 방청객 질문 및 답변 ▷조기정보를 지자체가 활용할 수는 없는가? =시스템은 국민안전처에서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은 일이 벌어진 뒤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기상청에서 정보를 뿌리는 역할만하고 나머지는 방송, 인터넷 등에서 국민들에게 신속히 전파한다. 우리는 앞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층조사의 경우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조사해 축적된 자료를 쌓아야 대응할 수 있다. ▷여진이 400여 차례 발생했다고 하는데 횟수와는 관계가 없는가? =지진은 전진, 본진, 여진이 오는데 큰 지진 후에는 반드시 오는 것이 작은 지진이다. 양산단층은 170km 정도인데 이번에 지진영역은 4~5km 정도 밖에 안 된다. 다른 구역, 다른 단층에서도 계속 일어날 수 있다. 경주는 규모7.0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보고된 자료에는 월성원전 부지 내에 단층이 발견됐다고 했다. =월성원전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1978년 월성1호기 밑에 다른 암반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계측기로 측정하고 있다. 원전이 서로 다른 지질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월성원전 주변은 단층이 많은 지역이다. 월성원전부지는 지질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9.12지진을 너무 쉽게 잊는 것 같다. =지진은 미국 서부에도 많이 일어난다. 미국도 10년 안에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90%이상이라고 한다. 미국은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하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도 보수적으로 평가해 시민들에게 알려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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