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17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세운 기준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시는 지난 1일 열린 제219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 제출한 ‘2017년도 세입세출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제안 설명했다. 설명 가운데 ‘어려운 경주시 재정여건 속에서 민간이전, 행사성 경비 및 경상경비를 10% 절감하는 긴축예산을 편성했다’는 등의 예산편성 기준과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제출한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민간행사, 행사성 경비 등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경주시 2017년도 세입세출예산안’ 가운데 부서 특성상 민간행사가 가장 많은 문화예술과의 예산안을 자체 분석한 결과 예산과목 중 ‘민간행사사업보조’의 예산액이 2016년보다 ‘1억9750만원’ 증가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0% 절감으로 긴축예산을 편성했다는 기준도 사업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등 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도 문화예술과 소관 ‘민간행사사업보조’는 단체 해외문화교류 등 총 78건에 예산은 국·도비 포함 총 29억9388만3000원. 이들 사업 중 내년 신규 사업 또는 전년도 예산액이 기재되지 않은 10건, 2억8810만원을 제외하고 예산 절감 사업, 변동 없는 사업, 증가 사업 등 총 77건, 27억578만3000원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예산을 절감한 사업은 37건에 총 7억5780만원으로 ‘1억4710만원’ 절감했다. 평균 390여 만원을 절감한 셈이다. 반면 증가한 사업은 14건, 9억2810만원으로, ‘3억4460만원’ 증액 편성했다. 평균 2460여 만원 증가한 것. 또 예산액이 변동 없는 사업은 총 17건, 10억1988만3000원이었다. 증감액을 비교하면 문화예술과의 민간행사사업보조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1억9750만원’ 증액해 편성한 것으로 나타나, 경주시가 밝힌 긴축예산 편성이라는 말을 무색케하고 있다. 예산 증가 문제뿐만 아니라 사업별 예산 절감율도 제각각이었다. 예산을 절감한 사업 37건 중 2015년 예산 기준 20% 절감사업은 36건, 10% 절감 1건이었다. 또 예산 증감이 없는 사업은 17건, 증가는 14건으로 ‘민간행사사업보조’ 사업에 대한 명확한 절감 기준 없이 편성된 것. 특히 예산 증감 없는 사업 14건 중 2건은 예산서상에 예산 요구액을 높여놓고 20% 절감한 것으로 표시해 올해 예산과 같거나 더 증가한 사례도 발견됐다. 이 같은 경우는 문화예술과 뿐만 아니라 경주시 전체 부서의 ‘민간행사사업보조’ 사업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돼 사업별로 어떤 기준을 적용해 절감했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 특히 경주시가 공개한 2015년 지방보조사업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총 428개 사업 중 우수(90~100점) 328건, 양호(80~89점) 68건, 보통(70~79점) 33건, 미흡(70점 미만) 9건으로 대다수 사업이 우수 사업으로 평가받았다. 경주시 각 부서들이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내린 것으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는 이 같은 평가결과를 공개했다. 이 평가에 따르면 각 부서들이 대다수의 사업들을 우수한 것으로 평가해 놓고도 각각의 사업에 대해 특별한 기준 없이 0%, 10%, 20%로 제각각 절감율을 적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부서별로 해당사업 주체에 따라 달리 적용했다는 특혜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주시가 대다수 사업을 우수하다고 평가해놓고 어떤 사업은 증가시키고, 또 어떤 사업들은 다른 감소율로 적용한다는 것은 보조사업자의 영향력을 받은 특혜성 예산편성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전국적으로 행사성 예산을 절감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행사 건수가 늘고, 예산이 증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 시 전체 행사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경주시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제대로 된 행사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우수행사에 대한 예산이 매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서호대 의원은 지난 6일 문화행정위원회 소관 예산안 심사에서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를 예로 들며 “이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20% 절감해 2400만원을 편성해 올렸다”면서 “경주를 전국에 알리는 우수행사는 경주시가 판단해 예산을 증액하고 경주대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산서 상, 경상경비 역시 각급 부서별로 2017년도 예산요구액을 증액한 뒤 10% 절감해 올해 예산보다 높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경상경비는 신규수요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올해 예산보다 높게 편성됐다”면서 “현재로서는 예산부서에서 행사 평가가 이뤄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내년 1월부터는 모든 민간이전 행사는 평가를 통해 순위를 책정하고, 하위권은 예산을 삭감하는 등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공정하고 투명한 예산편성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2017년 예산안 1조1460억원 편성 한편 경주시는 1일 개회한 제219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1조146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2016년 본예산 1조920억원보다 540억원(4.9%) 증가했다. 일반회계는 9240억원으로 올해 본 8680억원보다 560억원(6.4%)이 늘어났으며, 공기업 등 15개 특별회계는 올해 본예산 보다 20억원 감소한 2220억원이다. 일반회계는 △일반공공행정 713억원 △공공질서 및 안전 99억원 △교육 54억원 △문화·관광·체육 1668억원 △환경보호 572억원 △사회복지 2401억원 △보건 139억원 △농림해양수산 1104억원 △산업·중소기업 87억원 △수송 및 교통 350억원 △국토 및 지역개발 565억원 △기타 행정운영경비 1439억원 △예비비 49억원을 편성했다. 특별회계는 △상수도사업 496억원 △하수도사업 445억원 △사적관리 등 13개 기타 특별회계에 1279억원을 편성했다. 최양식 시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는 지진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관광도시 이미지 개선에 역점을 두고 △일자리가 있고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으로 천년왕도 정체성 회복 △품격 있는 문화·관광·체육도시 △농어민이 잘 사는 풍요로운 농어촌 △균형발전을 통한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교육·생태·안전도시 등 6개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2천만 관광객 시대에 부응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사업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내년도 예산 총 규모는 1조1460억원으로 편성해 서민 생활안정과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 확대, 침체된 관광활성화를 위한 관광인프라 구축 확대, 농·어업인의 소득증대와 경쟁력 강화, 교통시설 확충·읍면 소재지 정비 등 지역균형개발 도모, 시민 복리증진 및 삶의 질 향상·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며 시의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