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용황도시개발지구 내로 이전하게 될 현 황남초의 남은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지역에서 부단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 사료된다.
현재 황남초 주변인 황남동과 인왕동 일대는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여기에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과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돼 개발 및 건축행위가 제한되는 곳으로 주민들의 원성이 많은 지역이다.
현재 황남초 부지는 학교시설설치를 위해 역사문화미관지구가 아닌 학교시설지구로 지정되어 있지만 학교가 이전하게 되면 경주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역사문화미관지구를 크게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별법과 문화재보호법 등에 의해 이 지역에 규정한 고도제한 10m를 적용받기 때문에 사업 진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황남초 부지활용이 중요한 것은 현 위치가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동부사적지와 천마총, 반월성, 인왕동 고분군 등 신라천년의 중요한 문화유산이 밀집한 곳이자, 경주시가 새롭게 조성한 교촌한옥마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월정교, 한옥지구인 황남동과 근접해 있어 향후 경주의 관광 동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남초 부지활용은 경주시와 시의회, 전문가, 지역주민 등 많은 이들이 참여해 꾸준히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토론과 논의, 여론수렴의 핵심은 부지활용을 통해 주변 역사문화유적지와 한옥지구인 황남동과 인왕동 일대, 도심권까지 동반상승하는 데에 근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황남초 부지에 아무리 좋은 시설이 들어오더라도 지역주민들의 삶과 공유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가치를 발할 수 없으며 오히려 민원만 더 쌓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주시는 최상의 부지활용방안을 찾는 것에 못지않게 현재 열악한 황남동 일원을 경쟁력 있는 공간으로 정비해나가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학교가 이전되기까지는 앞으로 2년이나 남았다고 여유를 부릴 일이 아니다. 그동안 경주시의 정책과 주요사업들이 여론수렴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결국 기간에 쫓기어 진행하다가 논란만 커졌던 사례를 주지할 필요가 있다.
황남초 이전부지에는 경주시가 방향을 정하기 따라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도 있지만 고도제한으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위경관과 동떨어진 건물도 신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모든 것이 그리 녹록치 않다고 본다.
황남초 부지 활용은 경주시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매입계획과 예산확보계획, 방향설정을 위한 여론수렴 등을 차근차근 챙겨 학교 이전 후 신속하게 진행하는 행정력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