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의 사상과 종교, 예술과 과학 및 장인정신이 응집돼 완성된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을 실물과 같이 재현한 신라대종이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구 노동시청사부지 내 새롭게 마련된 종각에 설치됐다. 771년 성덕대왕신종이 만들어진지 1245년 만에 후손들의 의해 신라대종으로 모습이 재현된 것이다.
구 노동청사 내 새로 건축한 종각에 설치된 신라대종은 청동재질로 높이 3.75m, 둘레 7m, 무게 18.9톤 규모이며 외형은 물론 소리와 문양 등을 현존하는 성덕대왕신종과 최대한 가깝게 만들었다고 한다.
경주시는 구 시청사 주변의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주요행사나 3.1절, 8.15광복절, 시민의 날, 신라문화제, 제야 행사 때에 신라대종을 타종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내·외 자매·우호도시 주요 귀빈과 외국사절에게 경주방문 기념 타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도비와 시비 등 30억 원이 투입된 신라대종 테마파크는 최양식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부지선정문제를 두고 경주시의회와의 마찰로 인해 3년여 동안 줄다리기를 하다가 어렵게 갈무리됐다.
따라서 신라대종 활용문제는 종의 제작에 못지않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우선 신라대종을 도심의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타종 일자를 정해 정례화하고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접근해 타종을 체험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매년 제야 행사 때에는 신라대종 종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올 수 있도록 행사의 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신라고취대를 활용해 타종체험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인근 동부사적지와 대릉원~신라대종~노동노서고분군~도심을 잇는 동선을 활성화 해 도심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방법도 요구된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은 보존을 위해 2003년 개천절에 마지막 타종을 한 후 더 이상 세계 제일의 신묘한 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성덕대왕신종을 타종할 때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물론 이번에 제작된 신라대종이 성덕대왕신종의 명성과 가치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금 이 시대에 만든 신라대종이 후세에는 좋은 자산으로 남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도 신라대종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지켜야 한다.
경주시가 새로운 경주천년의 도약과 국태민안을 기원코자 신라대종을 만들었다고 한 만큼 신라대종이 경주시민뿐만 아니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도록 잘 활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