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지진 이후 침체된 지역관광경기 회복방안을 모색하는 ‘국회 대한민국살리기 포럼’ 현장세미나가 지난 18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관광피크철인 올해 10월 작년 대비 관광객 수가 무려 100만여 명 감소했고, 보문관광단지 내 숙박업체 숙박률도 지난해에 비해 50%수준에 머무는 등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전국 초·중·고교의 수학여행 예약이 취소되면서 불국사 숙박업체들은 상당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석기 국회의원과 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경상북도, 경주시 후원으로 ‘지진쇼크 이후 관광경기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린 것.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 숙박업계 및 음식업계 등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청취하고 관광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했다.
특히 국회 대한민국살리기 포럼 대표인 이철우 국회의원과 원유철, 배덕광, 윤영석, 곽대훈, 김순례, 이채익, 유재중, 정종섭 의원 등 포럼소속 국회의원 10여 명이 참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희망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가 특별 초청연설을 통해 지진이 빈번한 일본을 사례로 전반적인 지진대책과 지진이후 관광회복 방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
포럼 대표인 이철우 의원은 “이번 대한민국살리기 포럼은 지진 이후 침체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주에서 현장세미나 방식으로 실시하게 됐다”며 “세미나에서 마련된 관광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국회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속해서 챙겨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세미나를 주관한 김석기 의원은 “지진 직후 예년대비 10% 미만까지 줄었던 방문객과 숙박업체 예약률이 11월 들어 다행히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추세”라며 “국회와 정부를 비롯한 전 국민의 크고 작은 도움과 관심 덕분에 경주의 관광 경기는 분명히 살아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천년고도 경주가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의정활동의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우희 한국관광학회장을 좌장으로 한 세미나에서는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이인재 교수와 김규호 경주대 관광레저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또한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장, 서원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박종구 동국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 박상철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협력지사장, 이진락 경북도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경주가 당면한 관광경기 현황과 대안마련에 관한 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여·야 국회의원 88명으로 구성된 ‘국회 대한민국살리기 포럼’은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과 발전을 위한 혁신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역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발굴 등 국민행복 증진 도모라는 취지하에 창립된 제20대 국회의원연구단체로 현재 이철우 의원(새누리당, 김천시)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인재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관광회복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세워야”
이인재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국가재난과 관광위기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경주 관광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관광산업에 맞는 회복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9.12 지진 당시 경주에서는 재난지역선포가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주를 와서 보면 무너진 담장 하나 본 적 없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경주는 마치 목숨을 걸고 간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이는 자연재난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하나의 사례라는 것.
그는 “일본에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을 확률과 경주를 비교해보면 일본이 훨씬 높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찾는다”며 “그 이유는 지진이 발생했지만 일본에서는 그에 대한 대응체계가 갖춰졌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경주가 위험하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는데 중요한 것은 여진이 나도 안전하다는 정보탐색이 가능해야 한다. 이 같은 정보가 부족하고 지진 대응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경주가기를 망설이게 된다”면서 “무너진 담장 복구 등 물리적 회복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올바른 정보를 신뢰성 있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우리나라 재난관리는 대응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발생 시점에 맞춰져 있을 뿐 복구에는 맞춰져 있지 않다”면서 “화산폭발로 피해를 입은 아이슬란드의 경우 화산을 관광 상품화하고, 일본 역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볼런티어 투어 응원 투어리즘이 등장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관광기회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경주지역 관광특성에 맞고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전략을 경북도, 경주시, 관광공사, 관광협회 등 관계 기관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호 경주대 교수-“기존 특별법에 특별회계 규정 삽입 서둘러야”
경주대학교 김규호 교수는 ‘지진 이후 경주관광 활성화 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기존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특별회계 규정을 넣어 지속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9.12 지진의 진앙지가 내남면 부지리로, 이곳은 경주뿐만 아니라 울산과도 가까운 곳인데도 유독 경주가 부각된 것은 황남동 등에 한옥기와 파손이 많아서였다”며 “이곳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고도보존지구로 지금껏 건물을 개·보수할 수 없어 조그만 충격에도 많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보존지구 내 기와 파손 피해주택은 정부의 위로금 수준의 보상으로는 복구가 어려워지자 칼라강판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가 고도보존지구로 지정만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아 발생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특별법에 특별회계 규정을 넣어 재난에 대한 보상기준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진재난이 발생해 관광경기를 회복하려면 우선 지역주민이 안전해야 한다. 특히 원전안전이 보장돼야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동부사적지, 도심지역과 연계성 강화를 위한 가로망 정비, 대릉원 담장철거, 이전 예정인 황남초 활용방안 모색 등을 통해 황남동 일원의 공간구조 및 도입기능을 개선해야 한다”며 “엑스포공원, 신라밀레니엄파크, 경주월드 등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공동마케팅 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8년 동해남부선 이설 후 도심지역 철도 대체 교통수단 도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곡역-형산강 철교-황성동-동천동-북천철교-북천 좌안-보문 등을 잇는 교통수단 도입으로 도심권과 보문 간 접근성을 높여 관광객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경주 관광회복 “대사로서 가능한 역할하겠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특별초청연설에서 지난 9월 강진과 10월 태풍 차바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많은 분들이 재해를 당한 것에 대한 위로의 뜻부터 밝혔다.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은 국가를 불문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밝힌 그는 “일한 양국은 이웃나라로 서로의 공통과제인 방재에 대해 함께 검토하고 지식과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해 발생 후 관광지 복구와 관련해 일본사례를 들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는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도 관광지 복구는 큰 정책과제다. 4월 구마모토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정확한 정보제공과 헛소문으로 인한 피해 불식에 노력했다”면서 “5월 말에는 정부 주도로 관광복구에 관한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업자와 자치단체에 대한 신속한 인적자원 및 재정적 지원 △관광홍보와 여행비용 할인 △관광산업 관계자 피해지역 초빙 통해 활성화 방안 모색 등을 사례로 들며 “이러한 일본의 대처방식이 경주에서도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한 양국은 지난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했으며 올해 새로운 50년의 발걸음을 내딛었다”며 “관광 복구와 관련해서도 계속 서로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대사로서 이러한 협력이 진전될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고도 경주의 가일층의 발전 그리고 더 많은 일본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경주를 방문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