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아 잠시마나 심신을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는 공연이 경주시민을 기다린다. 경주가 낳은 위대한 인물에 대해 ‘영제 시창과 시조창’이라는 소리를 중심으로 표출하는 두 번째 인물전이 영제시창의 본고장인 경주의 무대에서 그 막을 올린다. 오는 26일(토)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영제 시창·시조창 창작 소리극 ‘회재(晦齋) 이언적’ 이 선생의 삶을 엮은 시와 경주에서 전승 계승되어온 곡조가 만나 국내 최초로 올려지는 것. 경주의 예인이자 영제창의 아당 채숙자 선생이 전하는 소리의 맥이 이 무대에서 김영리 선생의 소리를 통해 고스란히 울려 퍼진다.
동방오현 중 한 분으로, 조선 성리학을 정립하고 성리학에 관한 방대한 저술을 남긴 조선조 최고의 사상가인 회재 이언적 선생의 하이라이트 일대기를 창작극 형식으로 올리는 것으로 이는 공연 역사상 회재 선생을 최초로 무대화하는 것이다. 국내 초유의 공연인 이번 공연은 공연전부터 지역 문화 예술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김영리 선생이 직접 대본을 썼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여 소리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4호 보유자인 정순임 선생이 특별 출연해 부른다. 이 극의 줄거리는 회재 선생이 요직을 거치는 과정을 시작으로, ‘낙향한 회재 이언적, 임거십오영을 지으며’, ‘회재 이언적의 복직’, ‘유배 떠나는 회재 이언적’, ‘농재의 기도와 어머니의 죽음’, ‘유배지에서 만난 아우 농재와의 해후와 이별’, ‘회재 이언적의 임종과 운구’ 등을 중심으로 짜여진다.
김영리 선생은 “회재 선생의 주옥같은 시들과 외숙부인 우재 손중돈의 ‘영남루’, 아우 농재 이언괄의 ‘증별시’ 등으로 각박해진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교훈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를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창극화 했다”고 하면서 “이번에 무대화되는 명시들이 경주에서 계승되어 온 시창과 시조창의 곡조를 타고 세계만방에까지 현창되어지는 날을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 최초로 발표한 영제시창과 시조창 창작 소리극인 ‘최치원 선생의 혼 담은 김영리의 소리’ 가 2015년 12월 성황리에 열렸었다. 대문장가 고운 최치원 선생의 주옥같은 한시가 김영리의 영제시창과 시조창으로 완벽하게 재현됐으며 이 공연에 매료됐던 청중들의 공연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4월 앙코르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그 두 번째 경주의 인물을 조명하는 것으로 매우 뜻깊고 의미있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계에서는 경주의 인물 회재 이언적 선생의 아름다운 시를 아당 채숙자류 영제시창과 시조창에 얹어 한 편의 드라마로 재구성함은 진정한 의미에서 전통의 발전된 모습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회재 선생의 철학과 사상뿐만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형제애, 그리고 자식에 대한 애틋함이 담긴 한시에 곡조를 얹어 아당 채숙자류 영제 시창과 시조창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킨다. 문학과 음악이 만나 극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경주의 자랑이자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아당 채숙자류 영제시창 영제시조보존회가 주관했다. 후원에는 한수원(주)월성원자력본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여강이씨대종회, 경주 향교, 경주국악협회 등이다. 관람료는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