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에너지 문화를 개척해 나가는 ‘2016 월드그린에너지 포럼’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경주서 열렸다.
포럼은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공동 주최하고 월드그린에너지 포럼 조직위와 포스텍, 에너지산업진흥원이 공동주관해 열렸다.
지난 12월 있었던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신 기후체제에 대한 능동적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국내 및 국외 40개국 30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 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펠리페 칼데론 글로벌 기후변화경제위원회 의장의 ‘신기후 경제, 탄소배출량 감축과 경제성장의 병행’과 파리기후협약을 이끌어 낸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Christiana Figueres) 사무총장의 ‘신 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란 내용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포럼이 진행됐다.
또한 10일까지 태양광·ESS·연료전지·친환경에너지자동차 등의 정책과 기술부분에 대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덴마크, 한국 등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인들의 특별·분과별 세션이 열렸다.
특히 준조 카사하라 일본 동경대지진연구소 명예교수는 ‘대한민국 지진발생 대비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져 많은 관심을 끌었다.
-사전 위기관리 체계 수립 서둘러야
“한국에는 고감도 지진 네트워크와 GPS 기지국, 해저 케이블 등을 설치해 지진파와 쓰나미 감지를 통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준조 카사하라 일본 동경대지진연구소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경주하이코에서 열린 2016 월드그린에너지포럼 특별강연에서 이처럼 제언했다. 그는 한반도 전역에 걸쳐 소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지진을 대비해 조치해야할 사항들을 언급했다.
준조 카사하라 명예교수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GPS를 통해 진원을 파악하고 있고, 속도도 파악해 조기경보를 하고 있다. 조기경보체계는 철도청 감지기계를 통해 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는 것.
이에 “한국도 지진 측정을 위해 GPS 기지국 500개 정도가 필요하며, 500~1000개 정도의 긴밀한 지진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진파를 측정하고, 해저 케이블을 통해 지진파와 쓰나미를 감지하고 조수 측정도 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해 조기경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반도 전역에 걸쳐 지진 발생하고 있다. 만약 올 수도 있는 더 큰 지진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위험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국은 아직까지 대규모 지진 경험 없어 이 부분이 부족하다. 지진 정보에 대한 조기통제, 인프라 관리, 지진 피해 관련 컨트롤 타워 구축, 구조 계획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사전 위기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비즈니스연속성계획(BCP)을 수립해야 지진이 발생했을 때 복구 등 재난에 대비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전력, 상하수도관, 도로, 철도, 통신 시설 등의 복구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내진설계 기준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규모 5~6에 맞춰 내진설계를 하고 있는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규모 지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내진설계를 최대지반가속도 0.5g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12지진과 일본지진 동일한 방향성 갖고 있어
준조 카사하라 교수는 지난 4월 14일부터 전진과 본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의 사례를 들며 “구마모토에서 규모 6.5, 6.4, 7.3 등의 지진은 규모가 비슷하거나 큰 지진에 비해 피해가 상당히 컸다”면서 “대부분 빌딩과 주택 등에 내진설계를 도입했음에도 88명이 사망하고, 13만 여 주택이 붕괴되는 등 예상 밖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경우는 대부분 단층 판 내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다행히 암석층이 굉장히 단단해 일본보다는 피해가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진원지가 대도시 밑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만약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많은 건물들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지진은 해양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 육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진앙지가 깊지 않기 때문에 큰 흔들림이 있다”면 “쓰나미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남해는 바다 수심이 깊지 않아 규모가 크지 않다. 반면 동해안은 수심이 깊기 때문에 만약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이 일본과 동일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준조 교수는 “9.12 지진을 보면 북서쪽으로 확장되고 있어 이는 일본 구마모토와 같은 방향”이라며 “또 지난 4월 초 발생한 큐슈 지진의 압축력 방향이 동서 방향이었고, 한국도 동서로 같은 방향이었다. 이는 동일한 힘이 큐슈와 한국에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참가자들과의 일문일답
-양산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그 위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위험성은?
내진설계 기준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한국의 원전 내진설계 기준은 최대지반가속도 0.2g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진앙지가 원전 인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준비는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전 내진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발전소 내진 보강 방법은?
일본의 경우 현재 원전이 많지 않다. 한 곳밖에 남아 있지 않다. 2011년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논의했다. 한국의 활성단층들은 견고한 암반 위에 위치해 일본에 비해서는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진설계 기준 0.2g는 낮다고 본다. 0.5g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진기준 강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1개 원전마다 보강해야 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지진경보시스템은?
일본은 지진 계측을 위한 가속기가 굉장히 많다.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은 약한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다. 전자계측기를 이용함으로써 진앙지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가속기를 이용해서 파악할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들은 일본에서는 엘리베이터 중지, 기차 등을 중단 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가속도를 감지하게 되면 중단하게 된다. 가정에 있는 가스 오븐도 가속도를 감지해 중단시키는 기능이 있다. 일본에는 가속기를 널리 활용해 진폭을 감지하고 가스, 원전 등을 중단하는데 활용된다.
-9.12지진 당시 지하에서 들린 폭발음의 원인은?
지진파는 P파, S파 등으로 나뉘는데 P파는 음향파이기도 하다. 초당 10km 이동하는데 공기 중에서는 초당 300m, 물에서는 초당 1500m를 이동한다. 이 지진파가 이동하면서 소리를 유발하는 것이다.
-울산, 경주 지진 이후 더 큰 지진 올 것이라고 했는데?
9월 경주 지진 발생 2주 뒤 한국에 왔다. 당시 지진은 5.1, 5.8 규모였고 또 울산과 가까웠고, 단층이 있기 때문에 주목했다. 본진 후 여진 나타날 수 있고, 추가적인 지진이 바로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진 빈도가 평소보다 높아 잠시 후 대규모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여진이 급격이 줄어들었다. 지진 활동 예측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한가지 가능성은 부산 근처에서 최근 지진 활동 사인이 일어났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어떤 조치를 통해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가?
지진 예측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 지진 예측 프로그램이 고도화 됐지만 예측은 여전히 쉽지 않다. 구마모토 지진의 피해도 예측 못했다. 그럼에도 준비할 수 있다. 한국도 1600년대 지진 등 과거 지진을 봐서 대규모 지진 가능성을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 지진 대비 교육, 내진설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 어떤 이는 투자를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진이 발생하면 투자한 이상의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주택을 건설할 때도 최대지반가속도 0.5g에 손상이 없도록 내진 설계가 필요하고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