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언가를 눈으로 바라보며 정보를 받아들인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두려움, 위험’을 늘 느끼며 사는 것이다. 위험요소가 다가와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시각장애인들은 두려움의 연속인 삶속에 놓여있다. 그러나 그들도 욕구는 있다. 스포츠, 여행 등 하고싶다는 욕구는 비장애인들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이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지역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는 이들이 있다. ‘시각 더불어 산악회’ 회원들이다.
우연찮은 계기로 시각장애인과 함께 등산을 할 기회가 있었고, 비장애인과 별 다른 것 없이 산을 오르는 모습에 지난 2005년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20여 명의 회원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습니다. 좋은 곳을 다니고 싶고, 산을 올라 정복하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재미난 놀이를 하고 싶어 합니다. 다만 기회가 없을 뿐입니다.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함께 해준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시각 더불어 산악회의 정기 등반 날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오르기 쉬운 코스를 찾고, 준비해 지역뿐만 아니라 교외의 산을 찾아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
1:1 매칭을 기본으로 시각장애인과 함께 산을 오른다. 시각 더불어 산악회 회원들은 산을 오르며 지형지물을 설명해주고, 10여 년 째 함께 산을 오르다 보니 함께 산을 오르는 동료애를 넘어 ‘가족’같은 관계가 됐다.
“시각장애인분들이 산을 굉장히 잘 오릅니다. 물론 등산이라는 것이 체력을 요구하는 것이라 정상을 정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 중턱까지만 올라가더라도 그들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고, 성공의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각 더불어 산악회의 활동은 등산이 전부가 아니다. 십시일반 모은 회비로(월 1만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윷놀이, 온천나들이, 문화탐방, 장애인 체육대회, 경로잔치, 삼겹살 파티, 하계 수련회, 걷기대회, 만남의 장, 나눔의 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시각 더불어 산악회에도 한 가지 고충이 있다. 바로 회원들의 수가 부족한 것이다.
“산행을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운 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1로 매칭이 되어야 하는데 시각장애인분들께 그렇게 못하는 것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활동에 조건은 없으니 많은 분들이 저희 산악회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회원 수가 부족함에도 시각 더불어 산악회는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10여 년 동안 맺어온 시각장애인들과의 인연이 바로 그들의 행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