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에서 열린 제6차 문화재 환수 전문가 국제회의에서 세계 각국이 문화재 도난과 불법반출 방지와 이를 위한 정보공유·교류, 효과적인 문화재 환수 방안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주 권고문’을 채택했다. ‘문화재 환수 전문가 국제회의’는 문화재 피탈국의 전문가, 시민사회 등 민간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재 도난과 불법반출을 방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정보 공유와 국제협력을 통해 환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목적으로 지난 2011년 문화재청에 의해 창설된 조직이다. 한때 세계열강이 약탈해간 뒤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한 소중한 문화재는 공식적으로만 16만7000여 점이며, 일본에만 7만여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수한 우리 문화재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것이다. 우리 문화재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에 의해 무자비하게 강제 수탈당했다. 세계열강들이 드나들던 조선말기 병인양요 때에는 프랑스군이 외규장각에 보관된 서적을 비롯한 360여 점의 귀중품을 약탈해 갔다. 대한제국말기, 일제강점기, 미군정 시기와 한국전쟁 때에도 중요 문화재들이 약탈에 의해 대부분 해외로 빠져 나갔다. 그동안 정부나 민간단체에서 그들이 약탈해간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성과는 미비했다. 공식적인 자료에 따르면 해외 문화재 환수 활동을 시작한 후 돌아온 우리 문화재는 지금까지 9900여 점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국의 문화재가 다른 나라에 의해 약탈당한 나라는 적잖지만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그리스, 중국 등 역사적, 문화적으로 우수한 자산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번 경주회의에 참석했던 그리스의 코우조사나시스 연구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인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적 벽에 붙어있던 조각상인 ‘파르테논 부조’는 1801년 주터키 영국대사가 반출해간 이후 현재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그리스가 터키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1832년부터 지금까지 184년 동안 끊임없이 반환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우수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선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물론,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경제발전에만 치우쳐온 우리나라는 정작 우수한 문화재에 대해선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특히 약탈해간 해외 문화재 환수에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약탈에 의해 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선 소송이 아니라 정확한 기록과 감독,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국민적 반환노력에 달려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아직까지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정확한 자료를 데이터화 해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약탈해간 국가에 그러한 열망을 끊임없이 요구할 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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