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주최한 ‘종가문화의 세계화 전략’ 이라는 주제로 2박 3일 동안 전문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경상북도북부권(수곡고택, 퇴계종가, 학봉종가, 서애종가, 안동 하회마을의 풍산 류씨 화경당, 명품 고택 북촌댁, 입암고택, 유승룡 종택인 충효당)고택종가와 한국국학진흥원 등의 답사 및 종가 강의와 정책 강의로 구성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 소장 국학 자료의 조사와 수집, 유교 책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한국의 편액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기록유산 등재, 국학 자료의 정리 및 활용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기관이다. 또, 연수기간 중 펼져졌던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발도 관람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는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정신적 가치관의 혼란을 극복하는데 종가가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서 종가문화 명품화와 세계화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해 전통문화를 소중히 지켜 온 종손·종부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종가문화를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개발해 나가는데 이번 연수의 초점을 맞추었다.
경상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종가와 종가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속한 산업화와 종손·종부의 고령화로 인해 점차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상북도는 종가문화를 보존·활용하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09년부터 ‘종가문화 명품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경북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당당히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차제였다.
-전국 800종가 중 경북도내 종가가 200여 종가, 안동의 고가옥들은 주로 시내 부근과 임하댐 부근, 도산서원 부근에 산재
연수단이 이틀 동안 묵었던 고택은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에 있는 조선 후기의 주택인 수곡종택으로 중요민속자료 제176호였다. 이 집은 1792년(정조 16)에 권조(權眺)가 할아버지 보(, 호 樹谷)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작은 마을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택이다. 이 마을은 형제 대지주를 중심으로 200여 가구가 번성했었으나 현재 살고 있는 가옥들은 80여 가구였다.
안동시는 수곡고택을 비롯해 현재 산재해있는 고택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참여를 높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고택은 비어있는 삶의 여유 공간으로서 옛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조상들의 전통 문화가 계승되고 고택에 살았던 조상들의 소중한 정신적 물질적 유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특별한 장소다. 현대인들의 지친 삶에 여유와 치유의 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 고택은 비대칭, 비정형, 억제의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으며 환경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서 아름다움을 가지며 비어있는 세계, 여유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안동의 고가옥들은 주로 시내 부근과 임하댐 부근, 도산서원 부근에 산재해 있었다.
전국 800종가 중 경북도내 종가가 200여 종가, 그 중 안동에 있는 종가가 50여 종가다. 아직도 퇴계 종가를 지키는 종손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전통 문화자원 있어도 내버려두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전락”
연수 기간 동안 김성진 안동시의회 의장은 ‘종가 문화 육성 정책 현황’에서 평가와 비판적인 검토를 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기획조정실 이상호 책임연구위원은 ‘한국 전통문화, 종가문화에 대한 개론’을, 권두현 한스테이 대표는 ‘한국 전통 문화산업화 정책과 지속 가능한 전통 문화의 미래 전략’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권두현 한스테이 대표는 민박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설비 지원에서 마케팅 지원을 하는 조직으로의 전향과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을 강조했다. 또 정감 관광과 감성 관광을 부가하는 감성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제 수준의 서비스 향상과 국제 문화체험 숙박 브랜드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마케팅을, 체험 프로그램 및 연계 상품의 개발도 강조했다.
김성진 안동시의회 의장은 안동 문화의 핵심 가치는 문화의 다양성이라고 전제하면서, 안동은 47개 동성 마을과 87개 종가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적 삶의 힘을 절절이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종가의 권위와 문중 조직들은 유교 문화의 전통을 오늘까지 이어가며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전통을 지키며 혈연과 지역 공동체를 끈끈한 정으로 지탱하고 있다. 안동이 갈무리하고 있는 역사적 전통은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전통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내버려두고 돌보지 않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안동은 2010년 하회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통해 안동 문화의 세계화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어 봉정사를 한국의 전통 산사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도산서원, 병산서원도 추진하고 있다. 또 하회 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해 안동 문화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있다”
“안동은 민속문화의 본향이며 성주 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 신앙의 메카다. 이렇듯, 시대를 달리하며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발전시킨 안동의 저력은 특히 안동 사람에 의해 다져졌다”고 하며 따라서 안동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과 같은 곳이고 조상 대대로 이어오는 우리 삶을 비춰 볼 수 있는 고장이라고 강조했다.
-‘종가포럼’, ‘종가 문장·인장 디자인 개발’, ‘종가 다큐멘터리’등 제작해 종가문화의 세계화에 기여
경북도에 따르면 ‘종가문화 명품화 사업’은 올해 7년째로 접어들면서 ‘종가포럼’, ‘종가 문장·인장 디자인 개발’, ‘종가 다큐멘터리’와 ‘종가 책자 및 영상물’ 제작 등 구체적인 사업들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한다. 2009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9번째를 맞는 종가포럼은 종가문화 전시 및 종가음식 시연·시식, 수준 높은 학술발표, 공연 등 다양한 주제로 엮어져 종손·종부는 물론 유림단체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 차원을 넘어 종가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격조 높은 대회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종가문장 개발 저작권 등록 명품브랜드화 추진으로 종가문화 명품화 사업의 또 하나의 성과는 바로 종가의 문장·인장 디자인 제작을 들 수 있다. 서울대학교 조형연구소에 의뢰한 종가 문장(紋章)·인장(印章) 디자인 제작은 전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종가별 상징을 일종의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이미지화 한 것으로 도내 120여 개 문화재지정 종가 중 희망종가 102개소에 대해 추진하였으며, 현재 경북도 명의의 ‘저작권 등록’을 마무리한 상태다.
개발된 종가의 문장·인장 디자인은 앞으로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 IT분야에 접목시켜 나가고, 전통주 및 종가음식 등에 적용해 종가별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으로 적극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종가가 지닌 가치와 역사를 국가와 세계를 초월해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적극 개발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육성하는데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외 홍보활동 전개 종가음식 협력사업, 종가책자·영상물 제작 등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인 ‘종가’를 통해 우리 문화의 숨겨진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홍보사업을 전개한다. 지난 2014년에는 경북-삼성 간 창조경제 문화협력사업으로 종가음식을 산업화하는데 공동 노력키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한식의 우수성을 국내외 홍보하고 종가음식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또 소멸 위기에 처한 종가문화를 보전하고 발전 계승하기 위해 학술 조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종가 중 유서깊고 특색 있는 곳을 우선해, 종가별 문화를 소개하는 책자와 영상물 제작을 연차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지금까지 도내 40개 종가를 완료하고 일반인에게 보급함으로써 종가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경주, 종손·종부 삶의 모습 기록하고 종가문화 활용 위한 기초자료 구축 절실해
경주에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공을 세운 정무공 최진립을 중시조로 하는 경주최씨를 비롯해 격조 높은 종가들이 많다. 종가 문화를 효율적으로 보존활용하고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종가의 입지조건과 형성과정, 역사, 종가의 의례 및 생활문화, 가풍 등 종가문화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 종가를 지역사회의 조직체계와 관련지어 고찰해보고 제례문화와 종손, 종부의 삶의 모습 또한 기록해 경주의 또다른 문화 콘텐츠화로 가속화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