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경주시립극단을 다채롭게 이끌어가고 있는 김한길 예술감독은 경주시민들과 만나는 첫 작품으로 블랙코미디 장르의 ‘삼도봉 미스테리’를 선보인다. 오는 31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대한민국 연극의 메카 서울 대학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한길 감독은 경주 시립극단 감독직을 시작하는 각오로 “‘제가 잘 할 수 있는 연극보다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연극’, ‘시립’과 ‘극단’이 떨어져있는 개념이 아니라 시립과 극단이 붙어있는 개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4일 찾은 경주시립극단 연습실에는 청바지에 맨발로, 매 씬 마다 직접 연기 지도를 하는 김 감독의 의욕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주에서의 첫 작품으로 삼도봉 미스테리를 선보인 것은 작품이 우선 재밌어서다. 장르적으로는 코미디에 근접하고 관람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으로 골라 시민들에게 인사드리고 싶었다”면서 “ 이번 작품은 항상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회적 약자계층인 농민들이 대상이다. 그들 각자의 삶의 애환을 통해 공감을 끌어내고자 한다. 한편, 시체의 머리(구조적 모순을 ‘대가리’로 치환하면서)를 찾으면서 이중성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 메시지를 코미디적으로 풀어 보려 했다”고 전했다. 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경주시립극단 배우들이 가진 역량과 개성이나 장점을 끄집어내어 발현할 수 있는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번 공연 삼도봉 미스테리는 경상북도 금릉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충청북도 영동군이 만나는 실존하는 ‘삼도봉’을 배경으로 4명의 농민들과 한구의 시체를 둘러싸고 미궁의 사건이 일어난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각 지역의 질펀한 사투리가 중의적인 의미망에 걸려들면서 관객들에게 촌철살인의 웃음을 선사한다. 무대는 양곡창고와 형사들의 취조실이 한 공간 안에서 단순화시켜 표현된다. 무대 전환 없이 한 공간에서 보여지게끔 장치를 한 것. 각자의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삼도봉 농민들의 현실을 통해 관객들은 대한민국 웃음과 아픔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기 공연은 새롭게 선보이는 블랙코미디 연극으로 경주시립극단의 새로운 도약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으로, 새로운 감독의 스타일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경주문화재단(김완준 사무처장)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진행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하는 2016 해피존 티켓나눔’에 선정돼 150만원의 관람료를 지원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지원금은 지역의 문화소외계층 약 400여 명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극단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시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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