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형성되어진 부정적인 심성이나 생활습관을 긍정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부정적 성격이 형성된 기간의 3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의 인성이나 습성이 기간만 채운다고 당장 바꿔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 노력해야 된다는 뜻임과 동시에 인생초기에 양육이 생애 주기가운데 가장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소년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돼야 하겠지만 사회, 학교, 정책 등 통합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일이라면 밤을 낮 삼아 뛰어다니는 이상호(49) 청소년지도사를 만났다. 이 지도사는 대구한의대 대학원 청소년학을 전공했으며, (사)한국청소년화랑도연맹 이사장, OK청소년수련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청소년교육 및 활동전문가를 하게 된 배경은? 어릴 때 가정환경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소금 한바가지를 먹으면 죽을 것이다’라는 단순한 생각에 소금 서너 줌을 입에 넣고 씹다가 소금 바가지 옆에 ‘요소비료’라는 봉지를 보고 내가 먹은 것이 소금이 아니라 비료라는 것을 깨닫고는 금방 ‘큰일났다!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1시간 넘게 토하고, 울었던 적이 있다. ‘나 같은 청소년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 왔다. 28년 전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을 만나게 됐고 그길로 현재까지 청소년들과 호흡하고 있다. 청소년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청소년들이 문제가 생기면 부모와 학교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적 현상을 보면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은 사회공동체적 과제라 여기며 올바른 인간성 함양이 곧 건강한 사회의 초석이 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여겨져서 다방면으로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연구하고 일부 실천하고 있다. -인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재 건전한 또래관계형성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학교 내 형제자매 맺어주기 운동을 전개해 나갔으면 한다. 핵가족시대와 그에 따른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짐에 따라 이기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만연해져 있다. 그래서 학교 내 선후배간에 형제자매를 만들어 주고 그렇게 형성되어진 교내 자녀 가족들 간 화합을 통해 건전한 또래관계 형성의 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인성교육의 현실은? 인성교육에 대해서 다각도로 많은 연구와 실천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차적으로 인성교육을 실행하는 주관자들이 청소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우선 갖추고 접근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대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냥 단순히 ‘사춘기’ ‘질풍노도’ ‘정체성 혼란한 시기’ 등 표면적인 얕은 지식에서 시작하면 이 또한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기본 목표를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어른을 경외 할 줄 아는 청소년’상을 확립하면 상당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입시를 앞 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100세 인생에서 입시는 한순간 넘어야할 작은 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에 인생을 걸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에 노출돼 함께 좌불안석하며 그 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좋은 대학을 가기보다 좋은 일을 찾고 좋은 일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습득하고, 그것을 습득하기 위해 대학이 필요하다면 자기수준에 적합한 대학을 선정한다면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 것이라 여겨진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전과하거나, 아니면 대학전공과는 전혀 다른 직장을 선택하거나 하는 것을 보면 ‘굳이 입시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흘러가 버리면 그만인 강물과 같다. 지금 이 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기에 이 순간을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 가장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이다. 작은 힘듦조차도 내가 아니면 누구든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면 즐기면서 걸어갈 일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도 가치 있는 소중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입시결과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좀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지혜롭게 주어진 삶을 잘 극복해나가는 멋진 청소년들이 됐으면 한다. -끝으로 인성교육이 효과를 거두려면? 인성교육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인성교육을 받아야 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와 명예가 성공이라는 목표의식이 변해야 한다. 인성이 풍부한 사람이 결국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사회적인 공감과 인성교육에 대한 교사와 지도자 양성, 시간과 재정을 투입하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성교육의 효과로 청소년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 긍정적인 정서와 연계돼 주변사람들에게도 기분을 좋게 하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윤태희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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