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문인 산앙문(山仰門) 안으로 들면 표암재이다. 1925년에 건립된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의 건물로 향사를 지내는 곳이다.
평소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으나 표암재의 정원에는 신라정(新羅井)이라고 새겨진 우물이 남아 있는데, 깊이는 8-9m 정도이고, 상단에는 최근에 6각형으로 쌓아 올린 화강암 구조물이 있으며, 신라정 뒤편에는 육합대(六合臺)라고 새겨진 자연석과 기타 다수의 석조물들이 있다고 한다.
표암재 바로 옆에는 1971년에 알평공의 신위를 모신 악강묘가 국고지원으로 건립되었다. 악강묘의 정문에는 조동문(肇東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악강묘만이 화려하게 단청이 되어 있어 주위 다른 건물보다 격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악강묘 서편으로는 제례를 치를 때 음식을 마련하는 곳인 전사청과 제례에 사용하는 각종그릇, 기구 등을 보관하는 제기고가 있고 그 비껴 뒤쪽으로는 관리사가 있다.
또한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이병철씨에 의해서 건립된 「경주이씨 시조 휘알평 경모비(慶州李氏始祖諱謁平景慕碑)」가 있다.
이 지역 일대는 조선시대 이후 경주이씨 문중에 의해 성역화 되어왔다. 매년 음력 3월 중정(中丁)에 이곳에서 향사(享祀)가 봉행된다. 중정이란 음력으로 그 달 중순에 일진의 천간(天干)이 정(丁)으로 드는 날을 말한다. 매년 표암재 춘계향사에는 경주, 재령, 합천, 장수, 흥양, 차성, 아산, 진주, 우계, 원주, 가평, 평창 이씨 등 전국에서 종친, 후손 등 약 5000-7000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되고 있다.
성과 본관과의 관계에서 본관과 성이 같으면 동성동본(同姓同本), 경주 김씨와 강릉 김씨와 같이 시조는 같으나 본관이 다를 때는 동성이본(同姓異本), 안동 김씨 가운데 일부가 고려 태조의 사성(賜姓)을 받아 안동 권씨가 된 경우는 이성동본(異性同本)이라고 한다. 이곳 표암재의 춘계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성씨는 모두 알평공의 후손으로 이성동본이다.
표암 위에는 표암유허비가 있고 그 뒤로는 광림대가 있다.
앞면에 ‘신라재명공신급량부대인이씨 알평유허비(新羅在命功臣及梁部大人李氏 謁平遺墟碑)’ 라고 새겨진 이 비는 순조 4년(1804)에 후손인 좌의정 이경일이 현인을 공경하고 조상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비문을 짓고, 형조판서 이집두가 글씨를 썼다. 이 비는 원래 당시 표암 앞을 흐르던 동천 가에 있었으나 홍수의 피해를 입게 되어 1879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광림대’라는 현판이 걸린 보호각 안에는 석혈이 있다. 알천공이 처음 이곳에 강림하여 목욕을 한 곳이라고 한다. 이 석혈을 비의 받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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