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담아 둔 자연을 부족하나마 화폭에 담습니다” 우리는 꽃을 통해 화가를 본다. 화가를 통해 아름다움을 본다. 화가에게 말을 걸었고 우리는 그대로 꽃이 되었다. 꽃은 그 자체로 일상적이고도 보편적인 객관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속성을 가진다. 경주는 연일 지진 여파로 어수선하다. 발랄함과 때로 애잔함으로 다가오는 꽃들에서 지진으로 불안한 심사를 털어내고 재충전할 수 있는 전시가 우리를 기다린다. 충효동에 위치한 갤러리 봉봉에는 원색의 화려한 색감들로 진동하는 꽃들의 향내가 자지러진다. 한껏 부풀어지고 다듬어진 ‘꽃의 작가’ 송해용(54)의 신작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인데,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은 송 작가를 통해 눈부신 에스프리로 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50호를 비롯해 25여 작이 출품되며 모두 근작으로 올해 작품들이다. 경주에 천착하고 있는 송 작가의 보드라운 감성과 성품이 그대로 녹아난 작품들은 어우러져 살아가는 조화로운 생명들의 조합을 보여준다. 송해용 작가 특유의 발랄한 지성적 감성의 표현들로 감상자들은 어느새 꽃으로 핀 자신들의 스토리에 대리만족할 지도 모른다. 경주의 들녘과 뜰에서 지천으로 핀 꽃 사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바야흐로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10월 한 달 내내, 갤러리 봉봉에서 만끽할 수 있는 것. 소박하지만 화려한 반전으로 우리를 위무하는 꽃들의 향연이 잔잔한 감동의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송해용(54) 작가의 전시는 벌써부터 그의 작품을 만나기를 기다린 시민들의 관심과 함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송 작가는 건천읍 화천리 부근에 정착해 전원생활을 하며 주변의 꽃들과 자연을 즐겨 그려왔다. 극사실로 정물과 풍경을 그린 것인데 진지한 작업으로 그들을 캔버스에 끌어 들였다. 2010년, 대구 예술 집성촌에서의 작업에 전념하면서 색채가 밝아지기 시작하고 양귀비, 달맞이꽃, 붓꽃 등을 강렬한 색채로 그린다. 기존의 극사실적인 표현에서 과감히 생략하고 단순화 시키는 반면 원색을 사용해 강렬하게 표현한 것. 꽃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의 사랑과 열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송 작가는 작가만의 감성과 촉각으로 사랑의 심성을 화폭에 녹여낸다. 아스라함과 그리움으로 생성돼 절절한 사랑의 메시지를 대신해 님맞이, 그리움, 매혹, 사모, 첫사랑 등으로 피어나는 것. 그가 그린 꽃은 작가의 생래적 밝음과 함께 ‘빛’을 그려내고 있다. 바탕은 아크릴 물감으로 표현, 유화물감으로 덧칠했다. 시인이자 화가인 현창현은 “송해용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향해 느린 미학으로 고집스럽게 추구해 온, 진실한 걸음을 걸어 온 열정을 가졌다”고 한다. 작가는 화답한다. “시적인 감성으로 사랑을 꽃피우고 싶다. 꽃을 주제로 한 나의 작업은 간결한 형태의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꽃이란 매개를 통해 사랑과 열정을 표현하고자 한다”면서 자기고백적 순정한 작업의 의미를 짚는다. 꽃의 향기와 이파리들은 바람꽃으로 피어나 꽉 채운 듯, 혹은 비워버린 여백의 미를 선물했고 매운 핑크빛 에로티시즘으로 피어났다. 송해용은 붓끝을 통해 꽃과 캔버스의 배경에서 조력하는 도자기와 질그릇을 작가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려내고 있다. 배경의 처리는 넉넉한 사색의 공간으로 작용하며 충실하게 여백을 장식한다. “달맞이 꽃을 특히 그리기 좋아하는데 이들은 애잔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아서다. 무리를 지어 흐드러진 모습이나 정갈한 몇 송이를 그리기도 한다. 여백의 장치로서 새를 그리기도 한다”고 한다. “붓을 놓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내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을 떠올리곤 용기를 얻었다. 지금은 전업 작가로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더욱 긴장의 고삐를 늦출수 없다고 전했다. 작가는 완연한 자신만의 색채와 화풍을 구축해 이번 전시 외에도 다른 전시가 예정돼 있다. 현재 강원도 삼탄 아트센터에서 6인전을 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벌써 2개의 초대전시회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송해용 작가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22회 및 다수의 아트페어 초대전참여. 한국구상대제전, 상해아트페어(2011), NAAF2008(ANNEX 컨벤션 센터, 부산국제아트페어(2008) 등 다수의 유력한 아트페어 출품을 비롯해, 초대전으로 14인의진실-담전, 정예작가초대전, 21세기한불 대표 가상 작가 총람전, 영남의맥-47인의진경전(포항시립미술관), 영남구상의진수전, 21c 한.불 대표 구상작가 총람전, 아트빌리지 서울과만나다, 한중교류전, 한일교류전 외 다수에 출품했다. 경주미술인 초대전 외 초대단체전 250여 회 참여했으며 현재 한국미협 담전 구상작업미술가,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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