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12지진으로 지역 관광업계를 비롯한 기업체, 시민들은 적잖은 피해를 입었지만 점차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인명피해나 가옥이 붕괴되는 사태까지는 벌어지진 않았지만 한옥 기와가 떨어지고 담장과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규모 5.8 본진과 4.5 여진을 경험한 시민들은 심리적으로 큰 불안감을 느꼈다. 지진이 발생한지 보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근거 없는 강력한 여진 도래설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경주의 관광업계는 다시 한 번 큰 타격을 받았다. 2013년 세월호 침몰사고, 2016년 메르스 사태 등의 악재를 만난데 이어 이번에는 지진이라는 재해를 피하지 못해 3년 연속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수학여행단 등 단체여행단은 줄줄이 예약을 취소했고, 호텔과 콘도 등 숙박시설도 90%에 달하는 취소률을 보였다. 가을 관광 성수기를 맞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주는 지금보다 더 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주시는 지난 28일 지진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경주관광 정상화를 위해 지역관광업계 및 관련부서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경주 관광 정상화의 적극적인 추진에 나섰다고 한다. 먼저 안전한 경주관광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관광업계 및 관련단체 등에 ‘안전 경주’를 위한 홍보계획을 마련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광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그리고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10월 한 달 간 주요 사적지 무료입장, 각종 편의시설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쪼록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기대해 본다. 하지만 경주시의 노력만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앙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도 뒤따라 줘야 한다. 우선 경주가 지나친 위기지역이라는 인식을 진정시키고 지진재난에 대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대책도 없이 우선 위험한 지역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 준다면 지진이나 자연재해 등이 일어날 때마다 국민들은 곤혹을 치르게 되고 지자체는 피폐해 질 것이다. 지진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자연재해다. 관계기관이 대응시스템을 철저히 구축하고 국민은 지진에 대한 기본지식과 대처방법을 사전에 잘 숙지하고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재해다. 지진다발 국가인 일본에는 연간 크고 작은 지진이 20만 번 가량 발생하며, 그중 사람이 느끼는 지진만 하더라도 2000번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은 1995년 고배대지진 이후 ‘1995. 1.17을 잊지 말자(We don’t forget 1995. 1. 17)’를 주창하며 철저한 대비와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시민들도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현혹돼 ,우왕좌왕 할 것이 아니라 지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사전에 대비하고 심리적으로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사료된다. 10월부터 경주에는 굵직한 각종 문화예술행사와 축제 등이 열린다. 신라천년의 고도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인 신라문화제(10월 3일~9일)를 비롯해 경북도 평생학습도시박람회(9월 30일~10월 2일), 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지역총회(10월 10일), 원자력산업대전(10월 10일), 경주동아국제마라톤대회(10월 16일)가 잇따라 열린다. 이러한 행사들이 지진으로 침체됐던 천년고도 경주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경주시, 경주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시민들이 한 마음이 되어야겠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