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2014)가 발표한 ‘2014년 4대악 국민안전 체감도 상반기 조사결과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동안 국민들이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낀 사람은 23.9%로 지난해 하반기 28.5%에 비해 4.6%감소한 수준이었고, 특히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는 국민들의 응답비율은 3월에 32.6%이었으나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18.5%(4월), 16.0%(5월)로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진 언제까지...지진 트라우마 심각, 일주일새 400회 넘는 여진, 시민들 “두려워 잠 못 이뤄”, 인터넷 괴담까지 불안 최고조.. 지진 공포에 재난 용품 불티.
어느 신문에 실린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비단 어디 한 곳 뿐이겠는가. 신문마다 도배하고 있는 최고의 공통단어는 ‘각자도생’이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자기스스로 살 길을 찾는 지금의 이 난국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심리학에 회복탄력성 용어가 나온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고위험 상황과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거나 심각한 외상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긍정적으로 기능한 능력이다.
즉, 회복탄력성은 ‘개인이 역경으로부터 회복하여 긍정적인 적응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심리사회적 능력’으로 회복탄력성의 핵심은 ‘스트레스 이전의 적응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는 힘이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400여 회의 여진을 경험하며 불안과 PTSD(외상성 스트레스 장애)가 우려되는 공포 불면증으로 머리와 안구통증과 장기적인 긴장에 대한 근육통 등을 호소하시는 어르신들 대상으로 행자부 주도로 중앙자원봉사센타와 경주자원봉사센타 그리고 재난심리지원 전문봉사단이 함께하는 자리에 재능기부 봉사자로 참석하게 되었다.
재난 심리 지원의 목적은 첫째, 불안감해소 둘째, PTSD(외상성 스트레스 장애) 예방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머리가 아플 때, 눈에 통증이 올 때, 어깨나 목이 뻐근할 때 어떻게 하면 될지 방법을 배우고, 불안해 질 때 손가락으로 내가 가장 보고싶은 손주 손녀를 생각하며 그려보기, 어릴 때 불렀던 동요 고향생각을 불러보았다. 또한 지진을 겪고 나서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즉, 노인정 친구나 가족에게 자신이 어제 겪은 일들을 다 말로 표현하기 등이었다.
프로그램 참여후 지진으로 생긴 불안이 다 날아갔다며 좋아들 하시고 환하게 웃으셨고, 내 옆 짝지인 할머니는 나의 손을 꼬옥 잡으시고 “어디가지마 어디가지마” 라는 말을 되풀이 하였다. 이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심리적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었다. 재난 심리 지원에 참여한 봉사자 및 연구원들도 만남과 격려, 지지, 나눔을 통해 행복해진다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소유보다는 소통과 나눔으로 좀 더 슬림하게 인생을 살자. 지진으로 많은 피해는 있었지만 삶을 되돌아보는 더 큰 수확을 거뒀지 않았는가. 인생엔 공짜가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