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주민들이 이 정도로 불안해할지 저도 몰랐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주민들에게 다가가 손 한번 잡아주는 것이 피해 입은 주민에게 큰 힘이 됩니다”
지진 직후 내남면 부지리 주민들에게 심리 상담을 펼친 대구한의대 상담심리학과 김성삼 교수는 상당수 주민들이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것과는 달리 주민들은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진으로 지붕이 무너진 곳에 비까지 새고, 여진까지 오면서 주민들이 충격을 겪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노령 인구가 많아 심리적 불안은 더 큰 것 같았죠”
추석 다음 날부터 내남면 부지리에서 심리 상담을 시작한 김 교수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전해진 모습만 보고 경주로 왔다고 한다. 담벼락이 무너지고 기와가 부서지는 등 그리 큰 피해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주민을 만나보니 예상외로 주민들의 불안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주민들을 상대로 심리치료를 해보니 주민 일부는 특히 70대 이상의 노인은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어지럽다. 밥을 먹지 못했다. 소화가 안 된다’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었죠”
그는 중앙정부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지자체도 우선적으로 주민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불안하고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당장 지원과 치료를 해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경제적 지원 등 행정력이 닿지 않는 곳에는 일단 가서 위로해 주는 것이 최고의 힘입니다. 정신적 지지가 위기를 극북 하는 힘이 되는 것이죠”
그는 피해 입은 주민의 손을 잡으며 극복할 수 있다는 응원의 말을 건넨다고 한다.
“제가 ‘지진이 언제 또 일어납니다. 대비하세요’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진 피해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까요”